[통진당 해산심판 청구 후폭풍]
9명중 유일한 여성… 전자추첨으로 뽑혀
2011년 이용훈 대법원장 추천 당시 ‘非서울법대-40대 女판사’ 파격
헌법재판소는 통합진보당 정당해산심판 청구 사건의 주심을 이정미 헌법재판관(51·사법연수원 16기·사진)으로 결정했다고 6일 밝혔다.
이 재판관은 헌재의 배당에 관한 내규에 따라 컴퓨터를 통해 무작위 추첨한 결과 주심으로 결정됐다. 헌재는 박한철 헌재소장과 재판관들이 협의를 통해 주심을 지명하면 논란이 생길 우려가 있다고 판단해 일반 사건처럼 전자추첨 방식을 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재판관은 2011년 3월 이용훈 당시 대법원장의 추천으로 임명됐다. 당시 ‘비(非)서울대 법대 출신의 40대 여성 판사’라는 점 때문에 파격 인사로 꼽혔다. 여성이 재판관으로 지목된 건 2003년 전효숙 전 재판관에 이어 두 번째였다. 이 재판관은 울산 출신으로 마산여고와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1984년 제26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1987년 대전지법 판사로 임관한 뒤 울산지법, 서울서부지법,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와 부산고법, 대전고법 부장판사를 지냈다.
헌재 재판관 9명 중 유일한 여성인 이 재판관은 박 헌재소장을 비롯해 보수 성향이 우세한 5기 헌재 구성원 중 비교적 진보 성향으로 분류된다. 곽노현 전 서울시교육감의 후보 매수 혐의 당시 적용됐던 ‘사후매수죄’에 대해 헌재가 합헌 결정을 내렸을 때도 이 재판관은 송두환, 김이수 재판관과 함께 위헌 의견을 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포털사이트 게시글의 내용을 문제 삼아 포털사이트 측에 삭제를 요구할 수 있도록 한 ‘방송통신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렸을 때도 반대 의견을 밝혔다. 반면 지난해 낙태 처벌에 관해선 박 헌재소장과 함께 합헌 의견을 내기도 했다.
5기 헌재가 출범한 후 국민의 관심이 집중될 정도로 첨예하게 논란이 된 사안이 적어 재판관 개개인의 성향을 섣불리 판단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헌법재판은 9명 전원이 참여하기 때문에 주심의 역할이 대법원에 비해 적은 편이다. 주심은 평의를 주도하고 공개변론을 진행하는 역할을 한다. 헌재는 7일 평의에서 이 사건을 ‘적시처리’ 사건으로 할 것인지도 결정할 예정이다. 적시처리 사건은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에 중대한 손실이 예상되거나 사회 전체의 소모적인 논쟁을 불러일으킬 우려가 있는 경우 빨리 처리하도록 한 사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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