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청 측은 7일 서울시 중랑구 상봉동 서울시체육회 1층 대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은선 성별논란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서울시청 서정호 감독을 비롯해 주원홍 서울시체육회 실무 부회장, 김준수 서울시체육회 사무처장이 참석했다.
서정호 감독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여성이 아니라면 진작 퇴출됐다. 어떻게 여자선수들끼리 생활하는 곳에 데리고 있었겠나"라며 "(박은선의) 동료 선수들에게 물어봐라. 같이 목욕도 하고 밥도 먹는다"라고 분노를 토로했다.
이어 서정호 감독은 "작년에도 박은선은 전 경기에 출전했다. 하지만 우리 팀 성적은 좋지 않았다"라며 "올해도 서울시청의 객관적인 전력은 7위였다. 그런데 올해 우리팀 성적이 좋다고 이런 짓을 하는 것은 어른으로서 제자들에게 할 짓이 아니다"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서울시청은 박은선이 부활하자 2013년 WK리그에서 2위로 점프한데 이어 전국체전에서도 우승을 차지했다.
서정호 감독은 박은선의 중학교 시절부터 지난 14년간 은사로서 지도해왔다. 그는 "박은선은 오랜 시간 동안 팀을 이탈한 적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잡아뒀던 것은 서울시청만의 선수가 아니라 향후 한국 여자축구의 미래를 책임질 자질을 가진 선수였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박은선은 위례정보산업고 3학년 시절인 지난 2004년, 아테네 올림픽 출전을 앞두고 대한축구협회로부터 성별 검사를 받은 적이 있다. 비록 다른 여성보다 남성 호르몬 수치가 높게 측정되긴 했지만, 당시 대한축구협회는 박은선이 여성이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하지만 최근 서울시청을 제외한 WK리그 6개 구단 감독들은 "풍기는 외모와 목소리, 실력 모두 여성인지 의심스럽다. 다시 한번 성별검사를 해야된다"라며 "리그 자체를 보이콧할 수도 있다"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해당 발언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문제가 커지자 "사적인 자리에서 농담으로 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이날 서울시청 측은 "6개 구단 감독들의 의견은 문서로 정리돼 여자축구연맹에 공식적으로 접수됐다. 언론 보도 이후 진실을 축소하고 은폐하려고 하고 있다"라며 해당 문서를 공개한 뒤 "국가인권위원회 등 관련 기관에 철저한 진상조사를 의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서울시청 측은 "국제축구연맹(FIFA)에서 정확한 규정에 근거해 호르몬 검사를 지시하지 않는 한 추가적인 성별 검사에 응할 생각이 없다"라며 "다시는 성별 판정 논란이 재론돼서는 안되며 이에 어긋날 경우 서울시청과 서울시체육회는 선수인권 보호를 위해 모든 조치를 다할 것"이라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김영록 동아닷컴 기자 bread425@donga.com 서울시청 박은선 기자회견=방지영 동아닷컴 기자 doruro@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