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장 못찾겠다” “도시락 놓고갔다” SOS 빗발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1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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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학년도 대입 수능]수험장 이모저모
잠덜깬 아버지 슬리퍼 신고 달려와 수험표 전달

북-장구 치며 응원 7일 오전 서울 중구 순화동 이화여외고 수능 고사장 앞에서 배화여고 재학생들이 수험생 선배들을 위해 북과 장구를 치며 응원을 펼치고 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북-장구 치며 응원 7일 오전 서울 중구 순화동 이화여외고 수능 고사장 앞에서 배화여고 재학생들이 수험생 선배들을 위해 북과 장구를 치며 응원을 펼치고 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경찰이 7일 운영한 ‘112 수험생 원스톱 수송 교통경찰대 및 112신고센터’ 전화는 오전 내내 불이 날 정도였다. 내비게이션을 업데이트하지 않아 고사장을 못 찾고 있다, 아들이 도시락을 놓고 갔다, 딸이 시계가 없다고 전화 왔는데 가져다줄 시간이 없다, 수험생을 중간에 내려줬는데 고사장과 반대 방향으로 걸어갔다…. 수험생과 학부모, 시험감독관의 요청이 가지각색이었다.

행선지를 잘못 알아들은 택시운전사 때문에 지각할 뻔한 수험생도 있었다. 백령도에서 온 수험생 B 양(19) 등 2명은 인천정보산업고라고 했으나 기사가 문학정보고 앞에 내려줘 발을 동동 구르다 경찰에 도움을 요청했다.

경기 파주시에서는 한 수험생이 아버지 승용차를 타고 고사장에 가다 타이어가 터져 가슴이 철렁했다. 다행히 월롱역 부근에서 순찰차를 얻어 타고 고사장에 갔다. 서울 중구 이화여고를 이화여외고로 착각한 몇몇 수험생은 경찰의 도움으로 부리나케 자기 고사장을 찾아갔다.

학교 후배들의 열띤 응원은 올해도 이어졌다. 서울 종로구 풍문여고에서는 댄스 동아리가 텀블링을 하는 등 비보이 응원전을 선보였다. 신나는 대중가요 리듬에 열렬히 율동하며 “수능 대박”을 외치는 고2 학생도 눈에 띄었다.

서울 양천구 양정고에서는 수험생 아버지가 잠이 덜 깬 얼굴에 슬리퍼를 신은 채 “수험표를 놓고 갔다”며 정문에서 교사에게 수험표를 전달했다. 한 어머니는 정문 안까지 딸을 쫓아 들어가다 경비원의 제지를 받았다.

일부 학부모는 한 번 안아주고는 아쉬웠는지 다시 한 번 불러 자녀를 끌어안았다. 김미경 씨(47·여)는 “딸이 고생한 걸 아니까 마음이 짠하다. 아이가 재수를 했기 때문에 올해는 꼭 합격해야 하고 잘 볼 거라 믿고 있다”고 힘을 불어넣어주었다. 수험생 문예은 양(18·세화여고)은 “걱정이 앞서긴 하지만 그동안 고생한 만큼 잘 치르고 오겠다”고 또박또박 말했다.

전주영 aimhigh@donga.com·김성모 기자
#대입수능#수학능력시험#수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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