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원전 발전비중 27~29%로… 건설 확정된 11기외에 추가 필요
가스 대체땐 1기당 年 1조 더 들어
정부가 건설계획을 확정한 원자력발전소 외에도 10기 안팎의 원전을 더 세워 원자력 발전 비중을 2035년까지 29%에 가까운 수준으로 높이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달 민관워킹그룹(민관 합동 실무자 그룹)이 권고한 22∼29% 범위 내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원전 비중을 선택하기로 한 것이다. 이는 현재 원전 비중인 26%보다 높은 것으로 원전 확대 정책을 포기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7일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계 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이달 발표할 예정인 2차 에너지기본계획 정부안에서 2035년의 원전 비중을 27∼29% 선에서 정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정부는 이달 에너지기본계획 정부안을 내놓은 뒤 공청회 등을 거쳐 다음 달 최종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원전 비중에 대한 민관워킹그룹의 권고를 받아들여 정부안을 내놓을 것”이라며 “다만 전력 수요 증가 등을 감안할 때 원자력발전 비중을 낮추는 것은 어렵다”고 말했다. 이날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가 연 에너지기본계획 공청회에서 김준동 산업부 에너지자원실장도 “(원전 비중을) 민관워킹그룹 권고안의 범위 내에서 가급적 높은 수준으로 결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26.4%인 원전 비중을 2035년까지 29%에 가까운 수준으로 올리려면 전력수요 증가 추세를 감안해 원전을 추가로 지어야 한다. 정부는 올 2월 내놓은 제6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2024년까지 짓기로 한 원전 11기 외에 추가 원전 건설 결정을 보류해 놓은 상황이다. 정부는 전력수요가 연평균 2.5%씩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2035년까지 원전 비중을 29%로 확대하면 총 41기의 원전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된다. 현재 가동 중인 원전 23기와 건설계획이 확정된 11기를 합쳐도 7기의 원전을 더 지어야 한다는 의미다. 특히 가동된 지 30년이 넘은 고리 1호기와 월성 1호기 등 노후 원전의 수명을 연장하지 않고 폐쇄할 경우에는 10기 안팎의 신규 원전 건설이 필요하다.
정부가 원전 비중을 확대하기로 한 것은 원전을 대체할 현실적인 대안을 찾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노동석 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날 국회 공청회에서 “원전 1기를 가스발전소로 대체하려면 연간 전기생산 비용이 1조 원가량 늘어난다”며 “원전 비중은 민관워킹그룹이 제시한 범위의 상한선인 29% 수준에서 결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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