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한 평가였다.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은 7월 동아시안컵 축구대회를 마친 뒤 공격수 김신욱(25·울산)에 대해 “선수들이 경기를 더 잘 만들어갈 수 있는데 김신욱이 경기장에 들어가면 그를 향해 무의식적으로 공을 높게 띄우기만 한다”고 평가했다. 이후 김신욱의 이름을 대표팀 명단에서 찾아보기는 힘들었다.
#2 “얼마만큼 도움이 될지 지켜보겠다.”
불안한 마음이었다. 홍 감독은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주가를 올리던 손흥민(21·레버쿠젠)을 부를 기회가 많았지만 처음엔 외면했다. 연계 플레이보다 개인기를 앞세우는 스타일이라고 보았다. 홍 감독은 9월 손흥민을 호출했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단서를 달았다. “어느 정도의 기량을 보여줄지 더 봐야 합니다.”
‘진화하는 거인’ ‘손세이셔널’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팬들의 주목을 받고 있는 김신욱과 손흥민. 그러나 홍 감독은 두 선수에게 한때 매정한 평가를 내렸다. 이제는 분위기가 바뀌었다. 두 선수는 최근 소속팀에서 절정의 골 감각을 보여주고 있다. 이에 따라 홍 감독도 이들에게 새로운 기대를 걸고 있다. 12일 경기 파주 축구대표팀 트레이닝센터(NFC)에 소집된 김신욱과 손흥민에게 15일 스위스, 19일 러시아와의 친선경기는 자신들에 대한 불안을 해소시키고 확실하게 홍 감독의 눈도장을 받을 수 있는 기회다.
4개월 만에 다시 NFC를 찾은 김신욱은 K리그 클래식 득점 선두(19골)를 달리고 있다. 큰 키(196cm)를 이용한 헤딩슛만 능하다는 평가와 달리 최근 4골 중 3골을 발로 넣었다. 김신욱은 “다른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었지만 그동안 연구와 노력을 많이 했다. 발로 넣는 골에 더 치중하겠다”고 각오를 보였다. 김신욱의 합류에 대한 동료들의 기대감도 컸다. 기성용(선덜랜드)은 “김신욱은 헤딩만 뛰어난 것이 아니라 기술적으로도 뛰어난 선수다. 좋은 패스만 연결된다면 기대해 볼 만하다”고 평가했다.
9일 독일 분데스리가 함부르크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한 손흥민은 자신감이 가득했다. 손흥민은 “홍 감독님이 원하시는 부분에도 신경 쓸 수 있도록 하겠다. 대표팀에서도 팀플레이를 통한 승리에 중점을 두겠다”고 말했다.
홍 감독은 김신욱-손흥민의 공격 조합을 염두에 뒀다. 홍 감독은 “두 선수의 소속팀에서의 활약이 대표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남은 기간 두 선수의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조합을 고민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두 선수는 평소에도 절친한 사이로 알려졌다. 두 선수가 대표팀에서도 득점포를 가동할지 주목된다. 두 선수가 함께 나선 것은 6월 우즈베키스탄과의 월드컵 최종예선(1-0 승)이 마지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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