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선택제 일자리가 공공 부문에서 민간으로 확산됨에 따라 결혼 육아 학업 등 개인적 사정으로 경력이 단절됐던 잠재적 구직자들이 사회활동을 할 기회가 넓어지고 있다.
삼성은 이달 18일부터 홈페이지(www.samsung.com)를 통해 지원서를 접수한 뒤 서류전형과 회사별 면접을 거쳐 내년 초 최종 합격자를 선발할 계획이다. 여러 개 회사에 중복 지원은 안 된다. 삼성은 선발된 사람들을 2년 계약직으로 채용할 예정이다.
합격자는 회사별로 하루 4시간 또는 6시간으로 돼 있는 근무시간과 근무시간대를 선택할 수 있다. 직무에 따라 재택근무도 가능하다.
삼성은 시간선택제 직원이 근무할 6개 분야 120개 직무를 마련해둔 상태다. 사무직을 도와 컨설팅 업무를 보조하거나 시장 조사, 교육운영을 돕는 일자리가 1800명으로 가장 많다.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개발 현장에서 계측이나 데이터 분석을 하는 개발지원 업무에도 1400명을 뽑는다. 사업장 안전을 관리하는 분야에는 1300명을 선발한다.
시간선택제 직원은 정해진 근무시간 외에 잔업이나 특근을 하지 않는다. 근무시간이 짧은 만큼 임금총액은 전일제 근무자보다 적지만 기본급과 상여, 성과급 등 임금구조는 정규직과 같다. 복리후생도 근무 시간에 따라 적정 수준으로 책정된다.
삼성 측은 “2년 계약 기간이 끝난 뒤 일정 수준의 업무 능력을 갖춘 사람은 계속 고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LG그룹도 번역, 심리상담, 간호사, 개발, 사무지원, 콜센터 상담직, 뷰티 컨설턴트 등 다양한 부문에서 시간선택제 근로자를 모집한다. 26일 고용노동부 주관으로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는 시간선택제 일자리 채용박람회에서 원서접수 등 본격적인 채용활동을 시작한다.
공공기관들은 연말까지 구체적인 선발기준을 정해 순차적으로 채용계획을 공고할 예정이다. 일단 매일 짧은 시간 근무해도 업무의 연속성에 지장을 주지 않는 직무를 대상으로 한다는 원칙만 정해둔 상태다. 보건소에서 휴일에 예방접종을 하는 의료인력, 노약자가 지하철을 이용할 때 도와주는 인력, 휴일 공공도서관 사서 등이 시간선택제 적합 업무로 꼽힌다.
정부는 시간선택제 근로자에게 국민연금 고용보험 같은 사회보험을 차별 없이 적용하는 문제를 풀기 위해 고민 중이다. 현행 체계에서 국민연금은 사업장 단위로 월 60시간 미만 근무자는 의무 가입 대상이 아니다. 이대로라면 월 40시간씩 사업장 2곳에서 시간선택제로 일하는 사람은 실제 총 근무시간은 80시간이지만 사업장 단위 근무시간이 적어 직장국민연금에 들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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