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3일 청와대에서 정상회담을 한 후 공동성명을 통해 “양측은 평양의 독자적인 핵·미사일 능력 구축 노선을 용인할 수 없음을 확인하고 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NPT)에 따라 핵보유국 지위를 가질 수 없음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2010년 한-러 정상회담 때 맺은 공동성명(20개항)에서는 ‘역내 핵문제를 포괄·완전·불가역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정도로 주체를 명시하지 않았었다. ‘평양’이나 ‘북한’ 등을 3차례나 명시한 이번 공동성명은 2010년보다 진전된 것으로 평가된다. 양국은 아울러 청와대 국가안보실과 러시아연방안보회의 간의 최고위급 외교·안보 대화체를 가동하기로 했다.
다만 6자회담을 두고는 시각차를 드러냈다. 푸틴 대통령은 공동기자회견에서 “한반도 문제는 오로지 정치적인, 외교적인 방법으로만 해결할 수 있으며 6자회담의 틀 속에서 이런 해결이 가능하다. 러시아는 6자회담의 조속한 재개를 지지하고 있다”고 했지만 박 대통령은 회견에서 6자회담을 언급하지 않았다. 공동성명에서는 “6자회담 재개의 여건 조성을 위해 노력하기로 합의했다”는 정도만 명시했다.
두 정상은 북한 나진∼러시아 하산 지역의 철도 운영과 나진 지역 항만 개발 사업에 우리나라 기업들이 참여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 체결에 합의했다. 포스코, 현대상선, 코레일은 러시아 철도공사가 보유하고 있는 합작회사 ‘라손콘트란스’(러시아 70%, 북한 30%)의 지분을 인수하는 형태로 나진-하산 물류 협력사업에 참여할 예정이다. 남-북-러 3각 물류협력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박 대통령이 구상하는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의 첫 번째 실질적인 사업인 셈이다.
두 정상은 “최근 역사 퇴행적 언동으로 조성된 장애로 인해 동북아시아 지역의 강력한 협력 잠재력이 완전히 실현되고 있지 못한 것에 공동의 우려를 표한다”며 우회적으로 일본 지도자들을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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