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대표팀이 1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스위스와의 친선경기에서 2-1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2011년 세르비아와의 친선경기(2-1·승) 이후 유럽 팀을 상대로 2년 만에 승리를 거둔 것. 여기에 2006년 독일 월드컵 조별리그 예선에서 스위스에 0-2로 패한 것을 되갚았기에 더 통쾌했다.
스위스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7위의 강팀으로 브라질 월드컵 유럽 E조 예선에서 7승 3무로 조 선두에 오르며 본선행을 확정했다. 하지만 이날 경기에서 히카르도 로드리게스(볼프스부르크)와 발론 베라미(나폴리) 등 주축 선수들이 부상 등으로 제외됐고, 전날 입국해 컨디션이 최상은 아니었다.
한국은 전반 초반 스위스의 역습으로 쉽게 실점을 허용했다. 전반 6분 한국 진영으로 길게 올라온 공을 이용(울산)이 걷어낸 것이 스위스의 파이팀 카사미(풀럼)에게 연결됐다. 카사미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빠르게 공을 몰고 한국 골문 오른쪽으로 강하게 차 골로 연결했다. 이용의 미숙한 패스도 문제였지만 상대 역습 상황에서 적극적으로 카사미를 압박하지 않고 뒤로 물러선 중앙 수비수들의 대응은 아쉬움이 남았다. 전날 홍명보 감독은 “역습이 뛰어난 스위스를 상대로 수비 능력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우려가 현실이 된 순간이었다.
하지만 전반과 달리 후반 45분은 한국의 가능성을 확인한 시간이었다. 김보경(카디프시티) 대신 후반 이근호(상주)가 투입되면서 한국은 활발하게 공격을 이어갔다. 후반 14분 코너킥 상황에서 기성용(선덜랜드)의 크로스를 홍정호(아우크스부르크)가 뛰어올라 머리로 방향을 살짝 바꿔 골 그물을 갈랐다. 그동안 홍명보호는 많은 코너킥과 프리킥 기회를 얻었지만 세트 피스 득점은 없었다. 동점을 만든 뒤 한국은 체력적으로 지친 스위스를 압도했다. 후반 41분 이근호가 올린 크로스를 이청용(볼턴)이 머리로 받아 역전골을 만들며 첫 2연승을 기록했다. 홍 감독은 경기 뒤 “선발로 출전한 원톱 공격수 김신욱(울산)이 제 몫을 해주었고 공격이 준비한 것 이상으로 잘 맞아떨어져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스위스의 오트마어 히츠펠트 감독은 “한국 선수들이 강하고 활발하게 움직여 선수들이 리듬을 찾기 힘들었다. 하지만 브라질 월드컵에서 만난다면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대표팀은 16일 아랍에미리트 두바이로 출국해 19일 러시아와 친선경기를 치른다. 한편 이날 경기 하프타임 때 전 국가대표인 이영표가 은퇴식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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