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0년대 한국 정부가 작성한 일제강점기 조선인 피해 관련 자료가 발견됐다. 이번에 발견된 자료는 기존에 전해진 강제동원 및 3·1운동 피해자 명부, 그리고 간토(關東)대지진 당시 조선인 학살 피해자 일부의 명부 등이다. 간토대지진 희생자 명부의 존재가 확인된 것은 처음이다.
정부 관계자는 “6월 일본 도쿄의 주일대사관 청사 신축에 따른 이사 과정에서 수십 권의 문서를 발견해 안전행정부 산하 국가기록원으로 이관했다”며 “국가기록원이 기존에 정부가 보유한 자료와 대조·분석 작업을 진행 중이다”라고 17일 밝혔다.
발견된 문서는 주로 일제강점기 피해를 입은 조선인 명부로 규모는 20만 명 안팎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부분 강제동원 피해자 관련 자료다. 또 3·1운동 때 군경의 시위 진압 과정에서 발생한 사망자 및 부상자, 간토대지진 때 학살된 조선인 피해자 명부도 일부 포함됐다. 자료는 모두 한국 정부가 국내 조사를 통해 작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간토대지진 조선인 희생자의 경우 일본 시민단체에 의해 일부 이름이 확인된 경우가 있지만 정부 차원의 조사 자료가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부 관계자는 “한일청구권협정(1965년) 협상 때 일본에 제시하기 위해 1950년대 초반 정부 차원에서 전국적인 조사를 벌여 작성한 뒤 주일대사관에 보낸 복사본 문서로 보인다”고 전했다. 국가기록원은 빠르면 18일 분석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기존의 강제동원 관련 문서는 한국 정부가 작성한 ‘왜정 시 피징용자 명부’와 일본이 한국에 넘겨준 유수(留守·지방관리) 명부, 피징용사망자 연명부, 해군 군인군속 명부 등이 있다. 유수 명부는 일본 후생성이 강제 징병된 16만148명의 한국 군인·군속 등의 병적(兵籍)을 일본 부대장들의 보고를 토대로 작성한 문서다. 왜정 시 피징용자 명부는 1942∼45년 일본에 끌려갔던 피징용자들을 도(道)별로 파악해 작성한 것이다. 총 19권인 이 명부에는 28만5183명에 이르는 피징용자의 이름과 징용 당시 나이 및 주소 등이 기재돼 있다.
간토대지진 때 일본 군경 등에 의해 희생된 조선인은 6661명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당시 임시정부의 조사 내용이다. 그러나 실제는 이보다 훨씬 많다는 것이 대다수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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