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러시아' 결정적 실책 저지른 정성룡, 정녕 No.1 골키퍼인가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1월 20일 09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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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룡. 스포츠동아DB
정성룡. 스포츠동아DB

‘한국-러시아전 정성룡 실책’

오랜 불안감이 현실로 드러났다.

안정감으로 이름난 '국대 수문장' 정성룡(수원)이 어이없는 실책으로 대표팀의 패배를 불렀다. 한국은 19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의 자빌 스타디움에서 열린 러시아와의 축구 국가대표팀 A매치 평가전에서 1-2로 패했다.

한국은 전반 6분 터진 김신욱(울산)의 선제골로 앞서나갔지만, 5분 뒤 러시아의 표도르 스몰로프(디나모 모스크바)에게 동점골을 허용했다.

하지만 동점골을 허용하는 과정이 문제였다. 로만 시로코프(제니트)가 오른쪽 측면을 파고든 뒤 올린 크로스를 처리하는 정성룡의 움직임이 애매했다. 정성룡의 어정쩡한 다이빙은 결국 달려나온 정성룡의 뒤로 공이 빠지는 최악의 실책으로 이어졌고, 골문 앞에 있던 스몰로프는 A매치 데뷔골을 주웠다.

물론 러시아의 2대1 패스에 노마크 크로스를 허용한 수비진의 실수가 먼저다. 하지만 수퍼세이브가 많지 않은 대신 안정감과 판단력이 강점으로 꼽히는 정성룡이 해서는 안되는 실책이었다. 평소의 정성룡이라면 공격수가 없는 쪽으로 안전하게 걷어냈거나, 확실하게 가슴에 끌어안았을 것이다.

문제는 이 같은 정성룡의 실책이 처음이 아니라는 것이다. 최근 정성룡은 꾸준히 좋지 않은 컨디션을 보여왔다. 특히 지난 10일 포항과의 K리그 클래식 경기에서는 이명주의 평범한 로빙슛을 손에서 떨어뜨리며 자신의 골문에 밀어넣다시피 하는 어처구니없는 실책을 범하기도 했다. 이 실점은 누리꾼들로부터 '정성룡 덩크슛'이라는 이름으로 비판받고 있다. 정성룡은 이 같은 논란의 불식을 위해 이번 대표팀 합류를 앞두고 삭발까지 하며 각오를 다졌지만, 결과가 그리 좋지 않다.

정성룡은 지난 15일 스위스 전에서는 김승규(울산)에게 주전 수문장 자리를 내줬다. 하지만 홍명보 감독은 러시아 전에서 다시 한번 정성룡에게 기회를 줬다. 홍명보 감독은 2012 런던올림픽 당시 와일드카드로 정성룡을 지목, 함께 동메달을 획득할 만큼 굳건한 신뢰를 보내왔다.

하지만 정성룡은 주어진 기회를 품에 안는데 실패했다. 향후 대표팀 수문장 자리는 치열한 경쟁의 장이 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김영록 동아닷컴 기자 bread4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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