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공식별구역(ADIZ·Air Defense Identification Zone)이란 국제법으로 인정받는 영토 개념은 아니다. 그러나 국가가 선제적 방어를 위해 군사적 조치를 취할 수 있는 작전구역이어서 ‘준영공’으로 통한다. 항공기 식별과 관제 등 안보 목적으로 영공 바깥에 설정된 것이다. 주변국과 상의해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비행정보구역(FIR)과 달리 일방적으로 선포할 수 있다. 1950년 12월 미국이 최초로 설정했다.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은 6·25전쟁 중인 1951년 3월 22일 미 태평양공군이 당시 중공군의 개입을 막기 위해 설정했다. 일본은 1969년 자신들의 방공식별구역(JADIZ)을 설정했다. 1977년 한국의 영해 기준이 3해리에서 12해리로 늘어나면서 마라도 남쪽 영공(영해의 상공) 일부가 기존 JADIZ와 겹치게 됐다. 신성환 공군사관학교 명예교수는 “앞으로 건설될 제주군항 보호 등을 위해 KADIZ를 확대해 재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외국 항공기는 KADIZ의 진입지점 도착 예정시간과 비행고도를 KADIZ에 진입하기 최소 30분 전에 한국 당국에 보고해야 한다. 이를 위반한 항공기라고 해서 공격받지는 않지만 대응 출격한 전투기로부터 근접 감시를 받는다. 미국은 방공식별구역에 무단 진입한 조종사에게 1년 이상 징역과 벌금 1만 달러를 부과할 수 있게 규정해 놓았다. 1961년 2월 당시 소련 민항기가 알제리 연안의 프랑스 방공식별구역에 무단 진입했다가 전투기로부터 발포 공격을 받은 사례도 있다. 중국 이전에 방공식별구역을 설정해 놓은 나라는 한국을 비롯해 미국 캐나다 일본 필리핀 등이다. 이 구역에 진입하기 전에는 나라별로 다르지만 30분∼1시간 전에 해당국에 통보해야 한다.
선박의 경우 방공식별구역에 해당하는 개념은 해군의 작전구역(AO·Area of Operations)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어도는 한국 AO에 포함돼 있어 해상작전에 아무 제한을 받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성만 전 해군작전사령관은 “중국 군함이 의도적으로 이어도 인근 AO에 반복 출몰할 수 있는 만큼 한국 해군의 대응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육상에서 이륙한 항공기와 달리 배에서 이륙한 헬기나 전투기는 배로 취급되기 때문에 상대국 방공식별구역에 들어가도 사전통보 의무를 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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