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인들이 모여 문화거리를 형성한다. 대중들이 모여든다. 돈 냄새를 맡은 자본이 뒤따른다. 가난한 예술가들은 다른 지역으로 내몰린다. 이런 순환을 통해 서울의 문화지도가 달라지고 있다.
서울 마포구 서교동 홍대 앞이 대표적이다. 미대생들의 작업실이 있던 지역에 음악가, 지식인들이 모이면서 꽃을 피웠다. 하지만 상권이 성장하면서 건물주들이 임대료를 크게 올리자 예술가들은 짐을 싸기 시작했다.
월세가 싼 인근 상수동, 합정동, 망원동은 물론 강 건너 문래동으로도 진출했다. 문래예술창작촌도 이렇게 시작됐다. 개성 넘치던 홍대 앞 카페들도 한적한 상수동 주택가로 옮겨가 카페골목을 형성했다.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도 마찬가지다. 가로수길에서 밀려난 카페, 음식점들이 이면도로에 다시 자리 잡으면서 ‘세로수길’이라고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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