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황우여, 민주당 김한길 대표가 25일 정국 정상화 해법을 모색하기 위한 양자 회담을 했다.
국가정보원을 비롯한 국가기관 대선 개입 의혹 수사를 위한 특별검사 도입 등의 문제를 놓고 의견이 맞서 즉각적인 합의점을 찾지는 못했지만 정국 정상화 가능성은 열어 놨다.
김 대표는 국회 귀빈식당에서 여야 대표와 원내대표로 구성되는 ‘4인 협의체’를 제안했다. 민주당 김관영 수석대변인은 4인 협의체와 관련해 “특검과 국회 국가정보원 개혁 특위, 새해 예산안과 주요 법안, 기초단체 정당 공천 폐지 등 세 가지 단위에서 논의를 진행하자고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황 대표는 3, 4일 내 김 대표에게 답변하겠다고 밝혔다고 새누리당 유일호 대변인이 전했다. 회동은 김 대표가 제안하고 이를 황 대표가 수락해 이뤄졌다. 40여 분간 이뤄진 회동에 배석한 사람은 없었다.
김 대표가 회동을 제안하고, 4인 협의체 구성을 요청한 데에는 야당으로서 국면 전환의 필요성이 절실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9월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대표 간 국회 3자회담 이후 김 대표 측은 물밑에서 황 대표 측과 특검·특위 문제를 논의해왔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특위 설치에만 동의했을 뿐 특검은 받을 수 없다는 방침을 고수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특검 정국을 돌파할 여지가 줄어든 상태에서 여론에 힘입어 한번 뚫어보자는 취지”라며 “특검을 하자는 것도 아니고 특검에 대한 논의를 하자는 것인데 이를 받지 못한다면 곤란하지 않겠는가”라고 했다. 검찰이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과 관련해 트윗 120여 만 건을 추가 기소하면서 여론 환경도 여당에 우호적이지만은 않다는 것이다.
국회법이 정한 2014년도 예산안 처리 시한(12월 2일)을 일주일 남겨 두고 국정의 책임자 중 하나인 여당이 정국 정상화에 적극성을 띠지 않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민주당에 불리할 게 없다는 판단도 작용했다는 관측이다.
민주당은 황 대표가 ‘4인 협의체’ 구성 자체를 거부하지 않고 “시간을 달라”고 한 것을 긍정적인 신호로 보고 있다. 당 일각에선 “특검 도입 여부에 대해 협의체에서 논의하자는 주장이라면 새누리당이 반드시 거부할 필요는 없다”는 얘기도 나온다.
그러나 청와대가 ‘특검 불가론’을 굽히지 않고 있는 데다 여당 내부에서도 반대론이 거세 특검을 받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황 대표가 회동 10여 분 전 민주당에 연기를 요청했다가 번복한 것도 이 같은 복잡한 당내 상황을 반영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여야 중진 의원들은 26일 국회에서 조찬 회동을 갖고 국가기관 대선 개입 의혹 등으로 경색된 현 정국에 대한 해법을 논의한다. 새누리당 이병석, 민주당 박병석 국회부의장과 함께 새누리당에서 남경필 송광호 정병국 김태환 의원 등이, 민주당에선 김성곤 원혜영 우윤근 유인태 의원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이들은 논의 내용을 각 당 지도부에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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