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날아온 ‘스모그(대기 속 오염물질이 안개 모양의 기체가 된 것) 폭탄’이 한반도 상공에 머물던 안개와 섞여 대기 중 미세먼지가 급상승하면서 5일 서울에 사상 처음으로 초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됐다. 하지만 예보당국은 이를 제대로 예상하지 못해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서울시에 따르면 이날 지름 2.5μm(마이크로미터) 이하의 초미세먼지(PM 2.5) 농도가 이날 오후 4시 기준 m³당 93μg(마이크로그램)을 기록해 ‘주의보’ 발령 기준(시간 평균 85μg 2시간 이상 지속)을 초과했다. 초미세먼지는 사람 머리카락의 6분의 1 굵기인 미세먼지(PM 10)보다 지름이 4분의 1 수준으로 매우 작다. 금속화합물 등 유해물질로 구성돼 있어 들이마시면 기도에서 걸러지지 않고 폐 깊숙이 침투해 심장 및 호흡기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이날 미세먼지 농도 역시 평소 3배 수준인 m³당 184μg까지 치솟았다. 서울시 관계자는 “중국의 고농도 미세먼지가 서풍을 타고 한반도로 유입된 데다 국내 연무와 대기 정체 현상으로 초미세먼지 오염이 가중됐다”고 분석했다.
중국 주요 도시에서 겨울 난방이 본격화하면서 미세먼지의 공습이 예상됐지만 정부는 마땅한 대책을 내지 못하고 있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이날 오전에만 잠시 고농도 미세먼지가 예측될 뿐 하루평균 ‘보통’(m³당 81∼120μg)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잘못 예보했다. 기상청이 측정한 이날 서울 미세먼지 농도는 오전 1시 m³당 153μg에서 오전 8∼10시 120μg으로 떨어졌지만 오후 3시 184μg까지 치솟았다. 환경과학원 관계자는 “중국발 오염물질이 바람과 함께 남쪽으로 내려갈 것으로 예상했으나 바람이 불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기상청은 6일 전국이 대체로 맑겠다고 예보했지만 올겨울 내내 중국발 미세먼지 공습이 잦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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