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한 핵심관계자는 8일 방공식별구역 문제를 둘러싼 동북아 지역의 갈등과 긴장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특히 한중일 3국의 해역이 만나고 방공식별구역이 중첩되는 이어도 해역은 다양한 수산자원과 원유, 천연가스 등이 매장돼 있는 ‘해양자원의 보고(寶庫)’로 불리는 곳이다. 수중 암초에 불과한 이어도를 둘러싸고 동북아 3개국이 신경전을 벌이는 것도 이런 전략적 경제적 가치 때문이다.
이어도 해역은 230여 종의 해양자원이 매장돼 있다. 1969∼2005년 진행된 이어도 자원탐사에서 석유 매장 가능성이 있는 지점이 3곳이나 발견됐다. 이어도를 포함한 동중국해 전체의 원유 예상 매장량은 최대 1000억 배럴, 천연가스는 72억 t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이어도 해역에는 오징어 갈치 조기 고등어 붕장어 등 어족도 풍부하다. 해군 관계자는 “(이 때문에) 100∼200척의 중국 어선들이 이어도까지 와서 조업을 한다”고 말했다.
이어도 해역은 중국과 동남아 그리고 유럽으로 통하는 지정학적 교통 요충지이기도 하다. 이어도와 주변 해역을 포함한 남항통항로는 한국 수출입 물동량의 90% 이상이 지나간다. 국내로 수입되는 원유의 99.8%, 곡물과 원자재의 100%가 통과한다.
이어도는 한국 최남단인 마라도에서 149km, 중국 상하이 앞바다 퉁다오 섬에서 247km가 각각 떨어져 있어 한중 양국의 배타적경제수역(EEZ·해안선에서 200해리·약 370km까지 경제주권이 인정되는 수역)에 모두 포함된다. 두 나라는 이 중첩 문제를 해결하려고 1996∼2008년 14차례 회담을 진행했지만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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