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東京) 긴자(銀座)에 있는 한식당 ‘윤가(尹家)’가 세계적인 레스토랑 평가지 미슐랭가이드로부터 별 2개를 받아 ‘2014년 미슐랭가이드 도쿄’에 소개됐다.
미슐랭가이드 2014년판은 윤가를 ‘자연과 조화를 이룬 한국재료를 오감으로 맛볼 수 있는 곳’이라며 이같이 평가했다. 별 2개를 받은 한식당은 도쿄의 ‘모란봉’과 미국 뉴욕의 ‘정식당’을 포함해 3개뿐이다. 특히 올해 5월에 문을 연 신생 식당인 윤가가 별 2개를 받은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9일 윤가에서 만난 윤미월 사장(56·여)은 “한국 음식은 손과 정성이 많이 들어가는데도 불구하고 제대로 평가를 못 받아왔다”며 “제대로 된 한국 음식을 일본에 알리고 싶었다”고 포부를 밝혔다.
1980년대 일본에 건너온 윤 사장이 처음 시작한 사업은 불고깃집. 도쿄 시내 전통식당 거리인 닌교(人形) 정에 문을 열었다. “장사는 꽤 됐어요. 근데 일본에도 야키니쿠(燒き肉)라는 고기구이가 있어서 불고기가 한국 음식인지 모르는 거예요.”
윤 사장은 한국에서 만든 김치를 수출해 어느 정도 기반이 잡히자 ‘제대로 된 한국 음식’으로 승부하겠다고 나섰다. 5년 전부터 한국 요리책을 섭렵하고 한국에 유명하다는 음식점을 찾아다녔다. 그가 선택한 한국 음식은 ‘약선(藥膳) 요리’. 경남 산청에서 직접 한약재를 공급받아 음식의 소스와 재료로 활용했다.
인테리어에도 한국 분위기를 담았다. 흔히 볼 수 있는 홀을 없애고 방 4개에 4인용 식탁 하나씩을 배치했다. 각 방에 한복 입은 여인, 거문고를 연주하는 악단 등 대형 그림을 걸었다. 놋쇠 그릇과 수저 등 집기는 무형문화재 장인이 만든 것이다. 100m²(약 30평) 규모의 식당 실내장식에 10억 원가량을 투자했다.
점심은 3800∼4800엔(약 3만8900∼4만9100원)의 정식 메뉴가, 저녁은 8800∼2만 엔 코스 요리가 주류다. 일본에서 가장 비싼 상업지에 위치한 음식점 치고는 싼 편. 그 때문에 지금까지는 계속 적자다. 윤 사장은 적자를 크게 개의치 않는다. 적자는 김치 수출 사업으로 메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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