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10일 국무회의에서 김정은을 직접 언급하며 장성택 실각 이후 북한의 권력 구도에 대해 우려를 나타낸 것은 그만큼 사태를 엄중하게 바라보기 때문이다. 그렇잖아도 속도를 내지 못하는 남북관계가 더 꼬일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박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은 6일 접견에서 장성택 실각에 대한 정보를 공유한 뒤 “김정은 체제가 더 공고해졌다. 김정은의 핵에 대한 집착은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온건파인 장성택이 사라졌기 때문에 걱정이 아니라 김정은이 체제를 더 공고하게 하기 위해 그동안 박 대통령이 비판해 온 핵을 개발하면서 경제발전을 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더 강화할 개연성이 크고 결과적으로 핵 포기의 길은 더 멀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내부 단결을 위해 남북관계 역시 대결 국면으로 몰아갈 개연성도 있다.
박 대통령과 바이든 부통령은 국제사회가 더욱 한목소리로 압박해 북한이 핵 포기의 길로 갈 수밖에 없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이란식 해법과도 일치한다. 바이든 부통령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만난 자리에서 “미국을 포함한 국제사회가 강하게 압력을 가해 핵을 포기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들었기 때문에 이란이 핵을 포기한 것이다. 그냥 두면 북한은 절대 핵을 포기하지 않는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 “국제사회의 일치된, 강한 압박이 중요하다”고 중국의 협조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통령의 생각도 대체로 일치한다. 북한의 핵개발과 경제발전의 병진 정책을 포기하라고 압박하는 박 대통령도 북한이 쉽사리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인식을 하고 있다고 한다.
중국은 여전히 압박만으로는 안 된다는 입장이기 때문에 당분간은 6자회담을 비롯한 북핵 해법에 있어서는 한미 간 굳건한 공조 속에 중국을 설득하는 모양새가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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