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시작된 철도 파업이 노조원들의 상경 투쟁 등으로 점점 강도가 높아지고 있다. 15일로 파업 1주일째를 맞았지만 오히려 파업 참여율은 38.9%로 파업 시작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파업 첫날(9일) 참여율은 36.7%였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운행하는 서울지하철 1, 3, 4호선에는 파업 개시 이후 15일까지 13건의 사고가 접수되는 등 철도 파업 장기화로 인한 시민 불편도 커지고 있다.
코레일은 “고속철도(KTX)와 수도권 지하철은 정상 운영하겠다”고 밝혔지만 승객들 사이에서는 KTX와 지하철도 고장, 연착 등 파업 여파를 이미 겪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4일 오전에는 코레일이 운영하는 서울지하철 1호선 열차가 청량리역과 제기동역 사이에 고장으로 멈춰 서는 바람에 수원·인천행 열차 운행이 1시간 중단됐다. 직장인 윤모 씨(28)는 “눈이 많이 와 차를 두고 지하철을 이용했는데 열차 지연으로 중요한 회의를 놓치게 됐다”며 “파업 때문에 사고가 난 것 아니냐”고 말했다. 코레일 측은 파업으로 인한 사고가 아니라고 밝혔지만 정비사들이 대거 파업에 참여한 만큼 연관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일반 열차도 연착과 배차 취소가 이어졌다. 코레일은 16일부터 수도권 지하철 운행을 8.4%, 17일부터 KTX 운행을 12% 줄일 계획이어서 시민들의 불편이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수서발 KTX 자회사 설립 반대로 시작된 이번 파업에 정치 사안까지 개입돼 파업 철회를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신승철 민주노총 위원장은 14일 서울역에서 열린 ‘철도 민영화 저지 범국민대회’에 참석해 “현 정부가 철도 민영화뿐 아니라 대선 개입과 공안탄압, 노동탄압을 강행하고 있다”며 “종교계와 정당, 시민사회 등 세력을 집결시켜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공언했다. 민주노총과 철도노조는 정부가 17일까지 수서발 KTX 자회사 설립을 취소하지 않을 경우 19일 제2차 상경투쟁을 벌일 방침이다. 이에 대해 국토교통부 측은 “다음 주까지 수서발 KTX 운영사인 ‘수서고속철도 주식회사’의 면허를 발급할 것”이라며 “노조가 요구하는 대로 수서발 KTX 자회사 설립을 취소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맞섰다.
이날 정부는 엄정 대처 방침을 재확인했다. 김동연 국무조정실장은 15일 긴급 차관회의를 주재하며 “이번 파업은 명백한 불법이므로 정부는 법과 원칙에 따라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검찰도 철도노조의 파업을 불법으로 판단하고 파업을 주도한 노조간부 등을 사법처리할 방침이다. 대검찰청은 16일 정부 관련부처 회의를 열고 대책을 논의한다. 코레일이 파업 시작과 동시에 노조 집행부 194명을 고소 고발한 상태라 영장 청구를 거쳐 이르면 17일부터 이들에 대한 체포가 시작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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