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15일 열린 노무현재단 송년행사 ‘응답하라, 민주주의’에서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의 내란음모 사건과 북한 장성택 전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 ‘국가전복음모’ 혐의로 숙청·사형된 사건을 “동종(同種) 사건”이라고 규정해 논란이 예상된다.
유 전 장관은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 영화배우인 문성근 전 통합민주당 대표권한대행과 함께 ‘시민들, 민주주의 파괴와 맞짱 뜨다’라는 제목의 ‘3색 토크’를 진행하면서 “(올해) 가장 두드러지게 기억나는 것은 북에서는 장성택 숙청·사형, 남쪽에서는 이석기 의원 관련된 내란음모 사건이다. 그게 같은 사건이에요. 제가 보기에는…”이라고 말했다. 이어 “북한은 ‘위대한 수령의 손자’가, 남한은 ‘반인반신의 지도자’라는 분 따님이 다스리고 있죠”라며 박근혜 대통령을 ‘박통 2세’ ‘박근혜 씨’라고 불렀다.
그는 또 “(박 대통령이 대선 때) 청와대 가서 (이명박 대통령을) 한 차례 만났고, 두어 달 후 또 만났다. 불법 대선개입을 부탁한 적은 없는지 정말 알고 싶다”며 전·현직 대통령의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 사건 개입 가능성을 시사하는 듯한 발언도 했다.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열린 행사에는 이병완 재단 이사장을 비롯해 이해찬 한명숙 전 총리, 박원순 서울시장 등이 참석했다.
앞서 민주당 대선후보였던 문재인 의원이 1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개최한 대선 회고록 ‘1219 끝이 시작이다’ 발간 기념 북콘서트는 지지자 1000여 명이 참석해 대선 출정식을 방불케 했다.
잇따른 친노 진영의 세(勢) 과시는 대선 패배 책임론,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의 국가기록원 미(未)이관 사태 등으로 움츠렸던 친노 진영이 내년 6월 지방선거를 겨냥해 정치적 재기를 선언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문 의원은 “정치는 피해 왔던 일이고 하고 싶지 않았지만 이제는 더이상 피할 수 없는 운명”이라며 대선 재도전 의사를 밝혔다. 그는 박 대통령에 대해서도 “1년 동안 국정원의 대선개입을 감추려 노력한 것 외에는 개혁과제를 (이행하지) 못했다”며 대선 불공정성을 거듭 거론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못마땅한 기색이다. 한 당직자는 “북한의 급변 사태로 국정원개혁특위가 성과를 거두지 못할까봐 촉각을 곤두세우는 마당에 자기들만 생각하는 정치를 해서 되겠나”라고 비판했다. 비노(비노무현)계로 분류되는 김영환 의원은 홈페이지에 띄운 글에서 “밀려오는 위기 앞에서 말라비틀어진 친노 등이 무슨 의미가 있단 말인가”라며 “대선 불복과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에 박수를 보내고 그들을 옹호하는 정치세력이 존재하는 한 야당의 집권은 요원하다”고 지적했다.
새누리당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도 “대선이 끝난 지 1년도 안 돼 다음 대선에 나가겠다는 비상식적 초조함은 ‘안철수 신당’의 출현, 친노 세력의 쇠락과 연관돼 있을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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