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룡해 2인자 부상은 김정일 생전 뜻 따른 것”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2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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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의 북한 어디로]
김정일, 김정은에 崔 손 잡아주며 “아저씨처럼 여기고 의지하라”
崔, 장성택과 달리 권력기반 약해… 몸 낮추며 金 보좌역 수행할듯

‘일인지하 만인지상(一人之下 萬人之上).’

북한 전문가들은 최룡해 인민군 총정치국장이 장성택 처형 이후 명실상부한 북한의 새로운 2인자로 부상했다는 점에 대해선 이견이 없었다. 17일 중앙추모대회에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바로 왼편에 앉아 있던 모습은 북한 권력 내부에서 갖는 그의 위상을 여실히 보여줬다.

일각에선 최룡해가 김정은 체제 등장 이후 승승장구한 것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뜻에 따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생전에 최룡해를 불러 당시 후계자 신분이던 김정은의 손을 직접 잡아주면서 아들을 잘 보좌할 것을 지시했다고 한다. 김정일이 김정은에게도 “최룡해를 아저씨처럼 여기고 의지하라”고 했다는 얘기도 있다.

하지만 최룡해는 2인자임을 내세우며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기보다는 몸을 극도로 낮출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장성택 처형 이후 김정은 체제에 도전할 경우 인척이나 권력자라 할지라도 살아남을 수 없다는 ‘공포 정치’ 분위기가 북한 사회에 팽배하기 때문이다. 실제 최룡해는 17일 중앙추모대회 결의연설에서 김정은에 대한 충성맹세를 하며 납작 엎드리는 모습을 취했다. 정보당국은 “최룡해도 장성택에 대한 처형이 이뤄지는 일련을 과정을 곁에서 지켜봤기 때문에 더욱 몸을 낮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룡해가 2인자로 올라섰지만 장성택에 비해선 역할이 축소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최룡해가 장성택만큼 국제적 감각을 갖고 있는지 의문스럽다”며 “더욱이 경제 전반에 대해서 기획, 개방에 대한 인식 등을 제대로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장성택처럼 국정 전반을 관장하는 2인자가 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지적했다.

김일성의 사위이자 김정일의 매제로 거물 권력자였던 장성택과 달리 권력기반이 공고하지 않은 점도 그의 약점으로 꼽힌다. 군 관계자는 “지지기반이 약한 만큼 최룡해가 군부나 원로들의 눈치를 보면서 그들의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역할에 그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
#김정은#최룡해#북한#김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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