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새 수목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는 400여년 전 조선 광해군 때 UFO를 타고 지구에 떨어져 한반도에 정착한 외계인 남자 도민준(김수현 분)과 한류스타 천송이(전지현 분)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19일 '별에서 온 그대' 첫 방송에서 도민준은 자신을 "1609년 광해 1년. 조선왕조실록은 정체를 알 수 없는 비행물체가 여러 지방에서 동시에 목격됐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바로 그 비행물체가 날 조선에 데리고 왔죠. 내 고향 행성에 지구인들이 붙인 이름은 KMT184.05. 지구와 매우 흡사한 환경의 행성입니다. 난 거기서 왔어요"라고 소개했다.
이어 "조선시대부터 지금까지 400년을 넘게 여기 살았고, 자기장이나 중력문제를 비롯해 물에 적응하는 부분까지 이젠 지구생활에 완벽하게 적응이 된 상태입니다. 시력이나 청력 등 모든 감각은 여기 사람보다 7배 정도 뛰어나고요. 특별히 구애 받는 음식은 없지만 지구인과 타액이나 혈액 섞이는 건 안 됩니다. 그래서 밥은 늘 혼자 먹죠"라고 설명했다.
재미있게도 드라마의 모티브가 된 광해군 시절 강원도에서 목격된 UFO에 관한 기록은 '조선왕조실록'에도 실제로 나와 있다.
내용인즉, 광해군 1년(1609)에 강원 감사 이형욱은 강원도에서 목격된 이상한 물체에 관해 보고한다. 이 현상은 비슷한 시간에 간성, 원주, 강릉, 춘천, 양양 등 여러 지역에서 동시에 목격됐다고 한다.
"간성군에서 8월25일 사시(오전 10시) 푸른 하늘에 쨍쨍하게 태양이 비치었고 사방에는 한 점의 구름도 없었는데, 우레 소리가 나면서 북쪽에서 남쪽으로 향해 갈 즈음에 사람들이 모두 우러러보니, 푸른 하늘에서 연기처럼 생긴 것이 두 곳에서 조금씩 나왔습니다. 형체는 햇무리와 같았고 움직이다가 한참 만에 멈추었으며, 우레 소리가 마치 북소리처럼 났습니다."
UFO에 관한 아주 구체적인 묘사는 또 있다. "강릉부에서는 8월25일 사시에 해가 환하고 맑았는데, 갑자기 어떤 물건이 하늘에 나타나 작은 소리를 냈습니다. 형체는 큰 호리병과 같은데 위는 뾰족하고 아래는 컸으며, 하늘 한가운데서부터 북방을 향하면서 마치 땅에 추락할 듯하였습니다. 아래로 떨어질 때 그 형상이 점차 커져 3, 4장(丈) 정도였는데, 그 색은 매우 붉었고, 지나간 곳에는 연이어 흰 기운이 생겼다가 한참 만에 사라졌습니다."
1609년은 광해군이 왜란으로 피폐한 민심을 추스를 시기였다. 괴이한 UFO의 난데없는 출현은 당시 광해군 반대파에게 민심을 흐트러뜨려 놓는 좋은 구실을 했을 수도 있다.
광해군 시절 UFO 기록은 '별에서 온 그대'에서만 다룬 것은 아니다. 앞서 2010년 tvN 조선X파일 '기찰비록'에서도 다룬 바 있다. 사진=SBS '별에서 온 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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