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임금에 정기상여금 포함 이후]
이희범 회장, 경총포럼서 주장… 일각 “노사갈등 증폭시킬 우려”
이희범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사진)이 19일 “(경영자들은) 정기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되지 않는 수당으로 돌리는 방식으로 노사 협상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회장은 이날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경총포럼에서 인사말을 통해 “대법원 판결로 기업의 인건비 부담 증가가 불가피한 데다 (노조가) 통상임금 판결에 불복하는 일도 예상된다. 이에 대한 기업들의 노력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대법원은 통상임금에 정기 상여금은 포함되지만 명절 보너스나 여름 휴가비, 김장 보너스 같은 별도 수당은 통상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결한 바 있다. 통상임금은 연장근로, 야간근로, 연월차휴가 등을 산정하는 기준으로 통상임금이 증가하면 인건비가 늘어나게 된다. 정기 상여금을 별도 수당으로 돌리면 인건비 상승폭이 다소 줄어들게 된다.
일각에서는 대법원 판결 다음 날 나온 이 회장의 발언이 노사 간의 갈등을 더욱 증폭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장 내년부터 각 기업의 노사가 판결 내용을 반영해 임금 및 단체협약을 해야 하는 만큼 근로자들의 반발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대법원 판결은 기업이 생산성과 경쟁력 상승을 위해 임금 구조를 재편해야 한다는 화두를 던진 것”이라며 “기업들이 당장 눈앞의 이익 때문에 조삼모사 식으로 대응하면 근로자나 사회의 동의를 받기 어려울 것이다”라고 말했다.
경총 측은 “경총은 10여 년 전부터 정기 상여금 비중 축소를 주장해왔다”며 “이 회장의 발언은 사용자 단체의 대표로서 경총의 입장을 다시 언급한 것일 뿐이다”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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