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사이버司 정치글 1만5000건”… 심리전단장 등 11명만 형사입건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2월 20일 03시 00분


“윗선 발견못해”

국군사이버사령부 소속 일부 요원이 지난해 대선(大選) 기간을 포함해 최근 3년간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인터넷 블로그에 1만5000여 건의 정치글을 올린 것으로 드러났다. 국방부 조사본부는 19일 이 같은 내용의 ‘사이버사 정치글 게시 의혹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본부는 이모 사이버사 심리전단장과 요원 10명 등 11명을 정치관여금지(군형법)와 정치운동금지(국가공무원법) 위반 혐의로 형사입건하고 불구속 기소의견으로 군 검찰에 송치했다.

군 당국에 따르면 사건을 주도한 이 단장은 서해 북방한계선(NLL) 논란과 천안함·연평도 도발, 제주 해군기지 문제 등 국가 안보 관련 사이버 대응작전 과정에서 “정치적 표현도 주저하지 말라”는 과도한 지시를 했다. 그는 자신의 인터넷 계정에 정치글 351건을 직접 올려 다른 요원들이 이를 활용하도록 유도했고, 수사가 시작되자 내부 컴퓨터 서버에 저장된 관련 자료의 삭제를 지시했다고 군 당국은 밝혔다.

심리전단 요원들은 이 단장의 지시를 정상적인 임무로 보고 부대가 창설된 2010년 1월부터 올 10월까지 SNS, 블로그, 커뮤니티 등에 1만5000여 건의 정치글을 작성했다고 조사본부는 전했다. 정치글 중에는 특정 정당이나 정치인을 옹호하거나 비판하는 글 2100여 건도 포함됐다. 군 관계자는 “북한 등 적대세력의 대남 선전선동에 대한 대응 과정에서 일부 요원의 정치적 중립 위반행위가 확인됐다”면서도 “윗선의 지시나 국가정보원 등 외부 기관과의 연계 및 대선 개입 사실은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군 검찰은 이 단장이 삭제한 관련 자료 복원 등 추가 수사를 벌여 가담자가 더 확인되면 법에 따라 엄정 처리할 방침이다. 아울러 연제욱 전 사이버사령관(현 대통령국방비서관)과 옥도경 현 사령관을 관리 감독 책임을 물어 징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국군사이버사령부#정치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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