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사채에 덜미 잡혀… 필리핀 끌려가 피싱사기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2월 23일 03시 00분


여성 3명 협박한 사채업자 징역형

지난해 10월 강모 씨(28·여) 등 20대 여성 3명은 사채업자 권모 씨(39)의 전화를 받았다. 이들은 권 씨에게 각각 사채 780만∼1400만 원을 지고 있었다. 권 씨는 여성들에게 “필리핀에서 전화로 대출 알선을 상담하는 일을 2개월 해 주면 빚을 갚은 것으로 하겠다. 아니면 안마시술소에서 일해야 한다”고 협박했다.

권 씨는 여성 3명을 지난해 11월 필리핀 마닐라의 한 맨션으로 데려갔다. 그곳에는 자칭 콜센터가 있었다. 강 씨 등 여성들은 콜센터에서 무작위로 대출광고 문자메시지를 발송했다. 대출을 받고 싶은 사람들이 전화를 걸어 오면 “대출받기 위해서는 보증금과 추가 비용이 필요하다”고 속여 총 2991만 원을 가로챘다.

보이스피싱 조직은 단속을 피해 베트남 필리핀 호텔 등으로 콜센터를 수시로 옮겼고 강 씨 등도 끌려다녔다. 그러다 지난해 12월 말 콜센터 이사 과정에서 감시가 소홀해진 틈을 타 탈출해 한국으로 돌아왔다.

경찰은 강 씨 등의 신고를 받고 권 씨를 검거했다. 경찰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중국 공안들이 보이스피싱 조직을 대거 검거하자 상당수가 콜센터를 필리핀 등 동남아로 옮겼다”고 말했다. 광주지법 제12형사부(부장판사 신현범)는 권 씨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고 22일 밝혔다.

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사채#보이스피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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