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反정부시위 재점화… 11만명 “잉락 총리 퇴진하라”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2월 23일 03시 00분


제1야당 2014년2월 총선 거부… “정부 강행땐 투표소 봉쇄” 경고

태국의 반정부 시위가 잉락 친나왓 총리 퇴진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정국이 격랑에 휩싸이고 있다. AP통신과 현지 언론에 따르면 22일 수도 방콕에는 약 11만 명(정부 추산)의 시위대가 주요 번화가에서 경찰과 대치하며 잉락 총리의 즉각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 중 수천 명은 총리 공관 앞으로 몰려가 “잉락은 물러나라”고 외쳤다.

이에 앞서 태국 제1야당인 민주당은 전날 집행위원회를 열어 내년 2월 2일 실시 예정인 조기 총선을 거부키로 결정했다.

야권은 조기 총선을 거부하면서 만약 정부가 총선을 강행할 경우에는 투표소 봉쇄와 투표 방해 등으로 선거를 무산시키겠다는 경고했다. 조기 총선이 실시되더라도 파행을 겪거나 폭력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총리 즉각 퇴진 시위를 주도하는 수텝 트악수반 전 부총리는 이날 “조기 총선은 또 다른 ‘탁신 체제’를 만드는 것일 뿐”이라며 “국민은 선거보다 개혁을 원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오늘은 시위대가 방콕 일부를 잠깐 점령했지만 내각이 사퇴하지 않으면 오늘 같은 시위는 계속될 것”이라며 장기 시위를 예고했다. 반정부 시위대는 총리 즉각 퇴진과 탁신 체제 근절, 각계 대표 400명으로 이뤄진 국민회의 구성을 주장해 왔다.

잉락 총리는 야권의 조기 총선 거부에 대해 “민주주의 시스템인 투표를 받아들이지 않겠다면 야권은 어떤 정치 시스템을 받아들이겠다는 것인가”라며 “정부는 받아들이지 않더라도 선거는 받아들여야 한다”고 공세를 펼쳤다.

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
#태국 반정부시위#잉락 총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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