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옥의 가슴속 글과 그림]평화와 행복의 크리스마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2월 24일 03시 00분


토머스 킨케이드, Stonehearth Hutch, 1993
토머스 킨케이드, Stonehearth Hutch, 1993
매년 크리스마스 시즌이 되면 크리스마스카드 그림으로 엄청난 수익을 올리는 행운의 화가가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미국의 화가인 토머스 킨케이드. 미국 역사상 가장 많은 그림을 팔고 있는 그를 정작 평론가들은 B급 화가로 취급한다. 그의 그림은 달콤하고 아름답지만 예술적 가치는 없다는 것. 즉, 대중 취향의 감상적인 그림에 불과하다고 혹평한다. 하지만 상업적이라는 비난에도 불구하고 대중은 그의 그림을 사랑한다. 킨케이드표 풍경화는 기쁨과 위안, 평화와 행복을 주기 때문이다.

이 그림은 장밋빛 렌즈를 끼고 바라본 동화 속 세계를 표현한 킨케이드 화풍의 특징이 잘 드러나 있다. 눈에 덮인 주택과 나무, 크리스마스 장식품, 창문에서 스며 나오는 따뜻한 불빛이 얼어붙은 우리의 마음을 녹여준다. 그림 속 풍경은 미국의 교외풍경이면서 보통사람들이 꿈꾸고 그리워하는 마음의 풍경이기도 하다. 그래서 크리스마스카드 그림으로 대중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다.

찰스 디킨스의 소설 ‘크리스마스 캐럴’에서 구두쇠 영감 스크루지의 조카는 삼촌에게 이런 성탄축하 인사를 보낸다.

‘전 크리스마스가 돌아올 때마다 … 참 좋은 때라고 생각해요. 친절과 용서와 자비가 가득한 좋은 때죠. 일 년이라는 많은 날 중에 남녀 할 것 없이 닫혔던 마음을 활짝 열게 돼요. 자기보다 못한 사람들을 자기와는 다른 길을 가는 별종으로 생각하지 않고 무덤으로 함께 가는 길동무인 양 생각하는 때가 유일하게 크리스마스이거든요.’

크리스마스의 아이콘이 된 그림과 소설을 감상하면서 성탄절의 의미를 되새기는 하루가 되시길, 메리 크리스마스!

이명옥 한국사립미술관협회장
#크리스마스#토머스 킨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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