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4월 8일 이후에도 윈도 XP를 계속 사용하면 각종 바이러스나 스파이웨어, 악성코드, 해킹 등 보안 위협에 노출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개인정보 도난 우려는 물론이고 기업 기밀 유출 위험도 크다. 윈도 XP를 사용하는 기업은 바이러스의 유포지가 돼 거래처까지 보안 위협에 빠뜨릴 수 있다. 시스템 오류가 생겨도 해결할 길이 없다.”(마이크로소프트·MS)
윈도 XP 기술 지원 종료를 100여 일 앞두고 윈도 XP의 보안 위험을 경고하는 메시지가 연일 쏟아지고 있다. 개발사인 MS가 앞장서 XP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아이러니한 상황까지 벌어지고 있다.
그간 MS는 윈도 XP의 보안 결함이 발견될 때마다 보완할 수 있는 패치를 제공해 왔지만 더는 그런 지원을 기대할 수 없다. 보안업계 관계자는 “컴퓨터에 다른 백신 프로그램을 설치해 돌리면 되지 않겠느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OS가 가진 근본적 문제는 해결할 수 없다”며 “무너진 성곽의 구멍을 작은 방패로 막을 수는 없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말했다.
보안 전문가들은 해커들이 이미 윈도 XP의 취약점을 노린 공격 프로그램을 만들어 쌓아두고 지원 종료를 기다리고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한국은 북한의 사이버 공격 위험이 언제나 존재하는 데다 윈도 XP 점유율(19.0%)도 미국(12.1%), 일본(11.2%), 호주(7.5%) 등에 비해 높다.
윈도 XP가 깔린 PC가 ‘좀비 PC’로 활용되는 것을 막으려면 새로운 OS를 구입해 설치하거나, PC를 인터넷에서 완전히 분리한 채 사용해야 한다. 이 가운데 현실성 있는 대안은 새로운 OS를 구입하는 것이지만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PC 사양 및 관련 응용프로그램을 모두 업그레이드해야 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윈도 XP를 돌리려면 중앙처리장치(CPU)의 사양이 300MHz만 넘으면 되지만 윈도 8은 1GHz 이상의 CPU가 필요하다. 하드디스크 용량도 1.5GB에서 16GB로 늘려야 한다. 오피스 등 응용프로그램도 업그레이드된 제품을 써야 한다.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 관계자는 “OS를 교체했을 때 윈도 XP에서 작성한 파일이 안 열리는 오류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도 문제”라고 말했다.
MS가 윈도 XP의 대안으로 권장하고 있는 윈도 8은 윈도 XP와 인터페이스가 매우 달라 출시와 동시에 혹평을 받았으며 판매량도 몹시 부진한 상황이다. 하지만 MS 윈도의 대안으로 꼽히는 애플의 맥 OS와 오픈소스 기반의 리눅스 우분투 OS는 더욱 낯설기 때문에 국내 사용자들은 대부분 다시 MS 윈도를 선택한다. MS가 스스로 윈도 XP가 위험하다고 공개적으로 말할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윈도 XP 지원 중단을 계기로 국산 OS 개발을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MS의 지원 중단으로 인한 혼란은 윈도 XP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윈도 7과 윈도 8에서도 재연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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