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인조 남성 그룹 엑소의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는 “27일 현재 엑소 1집 판매량이 100만7577장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앨범 판매량 100만 장 돌파 기록은 김건모 7집, god 4집이 발표된 2001년 이후 12년 만에 처음이다.
엑소는 지난해 4월 각각 6명의 멤버로 구성된 엑소케이와 엑소엠 두 그룹으로 나뉘어 데뷔했다. 엑소케이는 한국, 엑소엠은 중국 시장을 겨냥한 그룹이다. ‘마마’를 포함한 6곡이 담긴 미니 앨범의 한국어 버전 음반은 엑소케이, 중국어 버전은 엑소엠의 이름으로 발매됐다.
올해 엑소케이와 엑소엠이 합친 후 낸 첫 앨범에서 ‘늑대와 미녀’를 히트시켰고, 8월엔 ‘으르렁’으로 10, 20대 가요 팬을 사로잡았다. 멤버들의 수려한 외모와 화려한 군무, 청소년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음악인 랩을 앞세운 중독적인 악곡이 주효했다.
하지만 엑소의 이번 기록을 수치만 보고 치켜세우기에 무리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 엑소의 100만 장은 ‘1집’이란 이름 아래 발매된 4종류의 앨범 판매량을 더한 수치다. 국내 온·오프라인 음악 판매 현황을 집계하는 가온차트에 따르면 6월에 나온 ‘1집-키스 버전’과 ‘1집-허그 버전’, 두 달 뒤 발매된 ‘1집 리패키지-키스 버전’과 ‘1집 리패키지-허그 버전’이 19만∼33만 장씩 팔렸다. 키스 버전과 허그 버전은 같은 곡을 한국어와 중국어로 불렀다는 차이가 있다. 리패키지 버전은 원래 버전에 ‘으르렁’을 포함한 신곡 3개가 더 담겼다.
음반에 12명 멤버 중 한 명의 사진만 수록한 마케팅도 한몫했다. 음반을 뜯어 보기 전에는 어떤 멤버의 사진이 담겼는지 알 수 없어 일부 골수팬은 원하는 사진을 얻기 위해 사재기에 가까운 구매 행태를 보였다. 일부 매장에선 엑소의 앨범 한 장에 엑소 사인회 응모권 한 장을 끼워 줬다.
서울 서교동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30대 H 씨는 “엑소 1집이 무더기로 버려지는 광경을 거의 매주 봤다”고 했다. 포토카드 수집과 응모권 당첨을 기대하는 국내외 일부 골수팬이 100장씩 샀다가 필요 없는 수량을 버리거나 인터넷을 통해 되팔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거품론’과 달리 엑소의 기록을 간과할 수 없다는 반론도 있다. 한 대형 음반 기획사 관계자는 “아이돌 가수의 포토카드 수록이나 사인회 이벤트는 일반화된 마케팅 수단인 데다 음원이 위주인 음악 시장에서 CD로만 밀리언셀러를 기록했다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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