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자신의 ‘외교 책사’인 야치 쇼타로(谷內正太郞) 국가안전보장회의(일본판 NSC) 초대 사무국장 내정자를 내년 1월 미국에 보내 자신의 야스쿠니신사 참배로 인한 후유증을 수습할 방침이다.
야치 내정자는 수전 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만나 일본판 NSC 가동과 관련한 의견을 교환하는 것이 방미의 주목적이지만 아베 총리의 신사 참배 진의를 설명하는 것도 주요 임무가 됐다. 아베 총리는 내년 1월 초 미국을 방문하는 초당파 미일 국회의원연맹(회장 나카소네 야스히로·中曾根康弘 전 총리) 소속 의원들에게도 사태 진화를 요청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27일 미국은 주일미군 후텐마 비행장 이전지 매립 승인에 맞춰 가지려던 척 헤이글 미 국방장관과 오노데라 이쓰노리(小野寺五典) 일본 방위상 간 전화회담을 아베 총리의 신사 참배 때문에 연기했다. 일본 언론은 아베 총리의 신사 참배가 내년 4월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일본 방문 계획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아베 총리의 부인 아키에(昭惠) 여사는 “남편이 국회의원에 처음 당선됐을 때 ‘총리가 되면 헌법개정을 하겠다’고 분명히 말했다”고 도쿄신문이 29일 보도했다. 아베 총리의 다음 수순이 평화헌법 개정임을 시사한 발언이다. 아키에 여사는 또 남편의 야스쿠니신사 참배를 이해하고 있으며 자신도 지난해 남편의 총리 취임 직후 참배했다고 털어놓았다.
아베 총리의 신사 참배에 대한 국내 여론도 다소 부정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교도통신이 28, 29일 실시한 긴급 전화 여론조사에서 아베 총리의 참배가 ‘좋지 않았다’는 응답이 47.1%로 ‘좋았다’는 응답(43.2%)보다 높았다. ‘외교관계를 배려할 필요가 있다’는 응답도 69.8%로 ‘배려할 필요가 없다’는 응답(25.3%)을 웃돌았다. 다만 참배 뒤 아베 내각에 대한 지지율은 55.2%로 참배 전인 22, 23일 조사에 비해 1%포인트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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