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1일 신년사를 통해 남북 관계 개선을 역설했다. ‘남북 관계 개선’이란 표현은 지난해 신년사에는 한 번도 등장하지 않았지만 이번엔 3회나 언급됐다. 정부는 “진전된 모습”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실질적 변화를 보일지 예의 주시할 것”이라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김정은은 이날 “북남(남북) 사이 관계 개선을 위한 분위기를 마련해야 한다”며 “민족을 중시하고 통일을 바라는 사람이라면 그가 누구든 과거를 불문하고 함께 나아갈 것이다. 북남 관계 개선을 위해 앞으로 적극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년사는 지난해에 이어 이번에도 김정은이 육성으로 발표했다.
김정은은 “백해무익한 비방 중상을 끝낼 때가 됐으며 (남북 간) 화해와 단합에 저해를 주는 일을 더이상 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국 정부에 대해 “무모한 동족 대결과 종북 소동을 벌이지 말고 북남 관계 개선에 나오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한국 정부는 김정은이 지난해 신년사에서 “남조선(한국)의 반통일세력은 동족 대결 정책을 버리라”는 식으로 일방적으로 요구한 것과 비교하면 남북 관계 개선에 좀 더 적극성을 보인 것으로 평가했다. 정부 관계자는 “지난해 이산가족 상봉 무산 이후 북한이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실명 비난 등 남북 관계 긴장을 높여 오던 점을 감안하면 달라진 태도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북한이 남북 당국 간 대화 제의 등 평화공세로 나올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해 신년사 발표 다음 달인 2월에 3차 핵실험을 감행한 점 등에 비춰 볼 때 섣부른 낙관론은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청와대 국가안보실과 통일부를 중심으로 이에 대한 대응책 마련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김정은은 신년사에서 대남 대미 위협도 빼놓지 않았다. “이 땅에서 전쟁이 다시 일어난다면 그것은 엄청난 핵재난을 가져오게 될 것이고 미국도 무사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성택 처형에 대해서는 “당 안의 종파오물을 제거하는 단호한 조치를 취했다”며 “당이 적중한 시기에 정확한 결심으로 반당·반혁명 종파 일당을 적발 숙청함으로써 당과 혁명대오가 굳건히 다져졌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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