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새 논란’ 윤여준 “제가 뭘 얻으려 왔다 갔다 했나”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월 6일 10시 32분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 동아일보 DB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 동아일보 DB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주도하는 신당 창당 준비기구인 새정치준비위원회 공동위원장에 합류한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은 6일 자신에 대한 '철새 논란'과 관련해 "제가 뭘 얻으려고 왔다 갔다 했느냐?"며 일축했다.

윤 전 장관은 이날 MBC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Y수 라디오 '전원책의 출발 새 아침'과 잇단 통화에서 2011년 10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직전 안 의원의 불출마 선언으로 결별한 것과 2012년 12월 대선 이후 문재인 의원과 헤어진 배경을 설명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안 의원과의 결별에 대해 "서울시장에 출마하겠다던 안 교수가 결국 출마를 안 하는 바람에 같이 해야 할 일이 없어졌다"며 "안 교수는 학교로 갔고 저는 그때 책 쓰는 게 밀려 있어서 그 일에 매달렸다"고 설명했다.

문 의원을 도운 것에 대해서도 "문 후보가 당선된 후에 국가운영을 도와달라고 간청을 했기 때문에 제가 수락했던 것"이라며 "대통령 선거가 끝났기에 그것으로 끝난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당시 문 후보를 지지한 이유에 대해서는 "그 당시 대통령 선거 때 제가 보기엔 박근혜 후보보다는 문재인 후보가 시대에 맞는 리더십을 가졌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에 다시 안 의원 측의 새정추 공동위원장을 수락한 이유에 대해 "안 의원이 대통령 선거에 나갈 테니 도와달라는 게 아니다. 새 정치를 구현하려고 애를 쓰는 데 힘이 벅차니까 힘을 보태달라는 것"이라며 "안 의원보다 먼저 그 꿈을 꿨고, 한나라당에서 잠깐 일할 때도 그걸 구현하려고 애를 썼던 사람으로서 해야 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해 합류했다"고 밝혔다.

윤 전 장관은 '안철수의 새 정부는 뉴(new)할 때 새가 아니라 버드(bird) 할 때 새 아니냐. 오락가락한다, 색깔이 도대체 뭐냐'는 비판이 있다는 지적에 "버드든 뉴든 내놓고 난 다음에 판단할 일"이라며 "(새 정치에 대한 구체적인 청사진을) 안 내놓는다고 비판하는 건 맞는 말이지만 그 내용을 가지고 미리 시비 거는 건 우습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존 정치권에 대한 불신도 숨기지 않았다.
윤 전 장관은 "민주당이고 새누리당이고 애정이 없다"면서 특히 새누리당에 대해 "어떻게 집권여당이 자율성이 아무 것도 없다"고 비판했다. 철저히 청와대의 지시에 따라 움직인다는 지적.

윤 전 장관은 새정추의 가장 시급한 과제에 대해 "새 정치를 어떻게 구현할 것인지 알맹이를 빨리 내놓아야 되는데 그걸 좀 생각보다 빨리 못 내놨다"며 "(새 정치의 내용을) 준비하는 게 가장 시급하다"고 말했다.

윤 전 장관은 창당 시기와 관련, "6월 지방선거에 참여한다고 치면 그 전에 국민들을 향해서 뭘 어떻게 하겠다는 건 내놓아야 되는 건 아닌가 싶다. (준비가) 상당히 돼 있을 거라고 본다"며 "당을 만든다고 치면 늦어도 3월까지는 만들어야 된다고 본다. 그 사이에 만들 수 있을지는 아직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새 정치의 방향에 대해서는 "저는 보수, 진보라는 것 자체를 의식하지 않는다. 헌법 테두리 내에서 우리는 그 중에서 어떤 가치를 주로 추구하겠다는 것은 이야기해야 될 것"이라면서 "이미 유럽에서는 이른바 제3의 길이라는 게 그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그는 안 의원과 민주당의 관계에 대해서는 "지금 한국정치가 요구하는 상황 속에서 판단할 일"이라며 "(국민들은) 연대라는 것을 지향하는 가치나 노선과 관계없이 선거에서 이기겠다는 목적 하나만으로 힘을 합치는 것으로 보는 것 같다. 국민들이 부정적으로 보면 하고 싶어도 하기 어려운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윤 전 장관은 '신당이 진짜 새 정치를 하려면 민주당 기반인 호남부터 공략할 것이 아니라 영남에 가서 당당히 새누리당과 먼저 맞서야 한다'는 일부의 주장에 대해 "호남을 공략하든 영남을 공략하든 그건 그 당시 상황에 따라서 선택할 일이지 왜 그게 시비의 대상이 되느냐"라면서 "자기들만 거기서 해야 된다는 건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 "저는 박근혜 후보의 경우에는 이미 대통령 선거 훨씬 전부터 리더십의 성격을 공개적으로 비판한 일이 있다. 시대에 안 맞는 권위주의적인 리더십이기 때문"이라며 "지금 박근혜 대통령 당선된 뒤에 하는 것을 보면 제 판단이 옳았던 것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윤 전 장관은 고향이 충남 논산이라는 점을 들어 6월 지방선거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설에 대해 "소설 중에도 과학상상소설에 속한다"며 단호하게 부인했다.

또 서울시장과 관련해선 "당을 만든다고 하는데 서울시장 후보를 안 내느냐"고 반문하면서 박원순 시장과의 한판 승부를 예고했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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