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26일 오전 인천지하철 1호선 동춘역 사거리 앞. 경원대로(왕복 12차로)와 앵고개로(왕복 6차로)가 교차하는 이곳은 송도∼인천시청을 잇는 주요 교차로일 뿐만 아니라 인근에 대형 할인점과 쇼핑몰이 있어 차량이 밀집하는 곳이다.
기자는 인천시청에서 송도로 진행하는 차로(편도 6차로)를 대상으로 1시간 동안 교차로에 서서 횡단보도 정지선 위반 여부를 살펴봤다. 이날은 잔뜩 흐린 날씨에 간간이 눈발까지 날려 안전 운행이 중요한 날이었다.
모두 89대의 차량이 횡단보도 앞에 섰고, 이 가운데 횡단보도 정지선을 넘지 않은 차량은 모두 72대로 준수율 80.90%를 기록했다. 전국 평균 69.62%를 10%포인트 이상 상회하는 수치였다.
● 아시아대회 앞두고 대대적인 교통 캠페인
인천은 9월 19일∼10월 4일 아시아경기대회를 연다. 아시아 45개국 1만3000여 명의 각국 선수단이 인천을 찾을 예정이다. 빈틈없는 경기 진행 못지않게 수준 높은 기초 질서 의식 역시 대회 성공의 필수요소다.
인천은 지난해 2월 ‘교통질서확립 원년 선포식’을 열고 교통문화 향상을 위해 인천시와 인천경찰청, 인천시교육청 등 유관기관이 협력했다. 경찰은 대표적 반칙 운전인 정지선 위반, 꼬리 물기, 끼어들기, 이륜차 보도 주행 등을 집중 단속했고, 유관 단체들은 교통문화 개선을 위한 캠페인에 적극 참여했다.
이런 노력은 괄목할 만한 성과를 냈다. 동아일보가 집계한 교통안전지수에서 인천은 17개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1위(100점 만점 기준 77.24점)를 했다. 기초자치단체별로는 인천 연수구가 2위(80.62점), 동구가 3위(79.81점), 부평구가 6위(78.65점)에 오르는 등 인천의 기초자치단체들이 상위권을 다수 차지했다.
무엇보다 고무적인 점은 지난해 인천의 교통사고 발생 건수와 사망자, 부상자가 크게 줄었다는 것이다. 인천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교통사고 가집계 결과 교통사고 발생은 9268건으로 2012년의 1만48건에 비해 7.76% 감소했다. 지난해 사망자는 171명으로 2012년(214명)에 비해 20.09% 감소했고, 부상자는 1만3960명으로 2012년(1만5292명)에 비해 8.71% 줄었다.
● 방향지시등 점등률, 전국 평균 크게 상회
기자는 지난해 12월 26일 동춘역 교차로에서 횡단보도 정지선 준수 외에도 좌회전과 우회전 차량을 대상으로 방향지시등 점등 여부를 살펴봤다. 전체 324대 가운데 258대가 방향지시등을 켜고 운행해 점등률은 79.62%였다. 전국 평균인 65.88%보다 13.74%포인트 높은 수치다. 동춘역 인근의 초등학교 4곳(서면, 동춘, 박문, 동막)을 찾아 스쿨존 내 불법 주정차 실태도 살펴봤다. 하교 시간을 맞아 잠시 정문 진입로에 주차한 한두 대의 학부모 차량이 보였을 뿐 교통 흐름을 막는 불법 주정차 차량은 찾기 어려웠다.
현장 취재에 동행한 한재경 교통안전공단 인천지부 교수는 “적극적인 교통 캠페인으로 인천의 교통문화가 좋아졌지만 여기엔 거시적인 배경도 있다. 송도신도시를 비롯한 신도시 공사가 마무리 단계에 들어가 인구가 분산되고 차량 밀도가 낮아진 점도 교통 환경 향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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