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권력구조, 4년중임 〉이원집정부 〉의원내각제 꼽아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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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의원 개헌-개각 설문조사

“개헌의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집권 초기에 추진하기란 쉽지 않다.”

새누리당의 한 4선 의원은 개헌 논의에 이같이 반응했다. 대통령이 개헌 이슈를 주도하지 않는 한 개헌 추진이 어렵다는 현실론에 근거한 발언이다. 역대 대통령은 정치적 이슈인 개헌보다는 정권의 핵심 정책을 추진하는 데 정권 초의 힘을 쏟아 부었다. 박근혜 대통령이 6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올해는 경기 회복의 불씨를 살려나갈 때”라며 정치권의 개헌 논의를 일축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 개헌, 대통령 의지에 달렸다

개헌 논의 시점에 대해 여야가 극명히 엇갈린 반응을 보인 것도 ‘대통령 변수’가 작용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부분이다.

동아일보가 6일부터 9일까지 실시한 긴급 설문조사에 응답한 새누리당 의원 89명 중 ‘즉각’ 개헌을 논의해야 한다는 의원은 22명(24.7%)에 그쳤다. 새누리당의 한 초선 의원은 “정부가 한창 일을 할 시기에 정치권에서 개헌 이슈를 터뜨리면 발목 잡기로 비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에 민주당은 응답자의 72.7%(73명 중 53명)가 ‘즉각’ 개헌을 논의해야 한다고 답했다. 민주당의 한 재선 의원은 “개헌이 모든 이슈를 빨아들이는 ‘블랙홀’이라면 어느 정권에서도 개헌은 추진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조사에 응한 새누리당과 민주당 의원 162명 중 63명은 개헌 시 바람직한 권력구조로 ‘4년 중임제’를 꼽았다. 이 중 9명은 4년 중임제를 통해 대통령으로 하여금 중간평가를 받게 하되 이원집정부제로 대통령 권한을 분산하자고 중복 응답했다. 현행 5년 대통령 단임제를 유지해야 한다는 의원은 여야 합쳐 2명에 불과했다.

● 개각 필요성, 여 34.8% vs 야 77.8%

개각의 필요성에 대해선 여야 시각이 극명하게 엇갈렸다. 새누리당에선 응답자 34.8%(89명 중 31명)만이 ‘개각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대통령이 판단할 문제”라며 부정적인 의견을 보인 의원도 46.1%(89명 중 41명)나 됐다.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 등을 통해 여러 차례 ‘개각은 없다’는 태도를 보인 것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반면 민주당에선 응답자의 76.7%(73명 중 56명)가 “개각은 불가피하다”고 답변했다.

개각의 시기에 대해서도 여당은 ‘지방선거 이후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해야 한다’는 의견이 15.7%(89명 중 14명)로 가장 많았다. 새누리당 한 재선 의원은 “개각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지방선거 전에 하면 ‘청문회 정국’이 펼쳐져 득표에 하등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반면에 민주당은 설 연휴 전, 다시 말해 “당장 바꿔야 한다”는 응답이 58.9%(43명)로 가장 많았다.

민주당이 ‘교체 1순위 국무위원’으로 꼽은 사람은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30명)이었다. 현 부총리는 새누리당 대상 설문에서도 교체 1순위로 꼽히는 불명예를 안았다. 현 부총리를 필두로 한 경제팀에 대한 평가가 좋지 못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 새누리당 “조기 전대보다는 현 체제로 선거”

새누리당 내에서는 6월 지방선거 전 조기 전당대회론이 크게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새누리당 의원 47.2%(89명 중 42명)가 현 지도부를 중심으로 선거대책위원회와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6·4지방선거를 치르고, 차기 지도부 선출은 그 이후에 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2, 3월에 조기 전당대회를 개최해야 한다는 응답은 14.6%(89명 중 13명)에 그쳤다.

손영일 scud2007@donga.com·배혜림 기자

김성훈 인턴기자 한양대 사학과 4학년

어환희 인턴기자 이화여대 중어중문학과 4학년
#4년중임#이원집정부#의원내각제#개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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