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종석(25)은 최근 머리를 노랗게 염색했다. 그는 바뀐 머리 스타일을 ‘일탈’이라고 표현했다.
“같은 스타일에 비슷한 모습으로 보이는 게 지겨웠어요. 이렇게 하고 한동안 푹 쉬려고 했어요. 근데 염색하고 나니까 영화 홍보도 있고, CF 촬영도 걱정되고, 다행히 소속사에서 혼나진 않았죠. 요즘엔 제가 ‘짱’이라….”(웃음)
이종석은 지난해 ‘대세’ 배우가 됐다. SBS 미니시리즈 ‘너의 목소리가 들려(너목들)’가 끝난 뒤 여기저기서 러브콜을 받았다. 그는 “한 작품이 끝나면 바로 다음 작품을 했다. 정말 닥치는 대로 했다”고 말했다.
“16세에 모델로 데뷔했는데 기회가 주어지지 않아 한동안 무척 불안했어요. 그러다 얻은 기회니까 의욕이 넘쳤죠. 요즘엔 고민이에요. 예전엔 무조건 ‘해야 해, 해야 해’였다면 이제는, 잘해야 하니까.”
22일 개봉하는 영화 ‘피 끓는 청춘’은 ‘너목들’이 끝난 다음 날 촬영에 들어간 작품이다. 영화 ‘노 브레싱’(2013년)의 홍보 활동과도 겹쳤다. 무리한 일정이었지만 이 영화를 선택한 이유는 연기 변신을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너목들’의 초능력 소년이나 ‘노 브레싱’의 수영 천재나 다 완벽한 소년의 이미지잖아요. 변화가 없는 것 같아서 좀 답답했어요. 반면 이번 영화에서는 최대한 많이 망가지려고 노력했죠.”
1982년 충남 홍성을 배경으로 한 ‘피 끓는 청춘’에서 이종석은 홍성농고 최고의 카사노바인 중길로 나온다. 중길은 홍성농고 여자 일진인 영숙(박보영)을 비롯해 동네 여학생들의 마음을 무너뜨리는 마력의 소유자지만, 여자 꾀는 것을 제외하곤 백치미에 지질함도 있는 허당이다.
이종석은 이 영화에서 “∼겨” “∼잉”으로 끝나는 충청도 사투리를 능청스럽게 내뱉는가 하면 팬티만 입고 춤을 추는 과감한 코믹 연기도 선보였다. 이종석은 “너무 민망했다. 혹시나 비칠까 봐 팬티를 두 장 겹쳐 입었다”고 쑥스러워하면서도 “가장 힘들었던 건 (노출이 아니라) 맞는 장면이었다”고 했다. 극 중에서 그는 영숙을 사모하는 홍성의 싸움 짱 광식(김영광)에게 줄곧 괴롭힘을 당한다.
“촬영장에서 거의 매일 맞았어요. 대부분의 사람에게 따귀를 맞았는데, 특히 영광이 형이 주먹이 센 편이에요. 나중엔 형이 주먹만 들어도 마음이 덜컥하더라고요.”
이종석은 여려 보이는 겉모습과 달리 태권도가 4단이다. 그래서 누아르 장르를 비롯해 남성적인 영화에도 출연하고 싶다고 했다. “제가 남자다운 분위기는 아니잖아요. 줄곧 가벼운 느낌의 작품만 찍었는데 이제 좀 어두운 영화를 해 보면 어떨까 고민해요. ‘대세 배우’라는 타이틀을 얻어서 정말 좋은데, 앞으로 ‘대세’는 빠지더라도 ‘배우’라는 타이틀로는 인정받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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