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 연어의 붉은 통살을 확인하세요.’(동원F&B) vs ‘연어는 흰색이 정상입니다. 우리 제품은 붉은 색소 걱정 없어요.’(CJ제일제당)
연어캔 시장에서 두 라이벌 회사인 동원과 CJ가 ‘색깔 논쟁’을 벌이고 있다. 연어캔에 담긴 자연산 연어의 색깔이 붉으냐 희냐를 둘러싼 다툼이다. 동원은 ‘고급 연어 어종은 삶아도 색이 붉다’고 주장한 반면 CJ는 ‘색소, 첨가물을 넣지 않으면 흰 것이 정상이다’라고 반박한다.
○ 라이벌 회사 간 때아닌 ‘연어 색’ 전쟁
연어 색깔 논란은 지난해 9월 처음 연어캔 시장에 진출한 동원이 최근 배우 정우를 기용해 TV 광고를 시작하는 등 마케팅을 강화하면서 시작됐다. 이 광고에서는 ‘붉은 통살을 확인하라’고 여러 차례 강조한다. 동원은 기존 연어캔은 육질이 퍽퍽하고 살이 흰색을 띠는 ‘핑크 연어’를 사용한 것과 달리 자사는 고급 연어 어종인 ‘코호 연어’를 사용해 연어 살색이 붉다는 점을 내세웠다.
이에 지난해 4월 국내 식품업체 중 처음으로 ‘알래스카 연어’캔 제품을 내놓으며 시장을 선점한 CJ가 발끈했다. CJ의 제품은 연어 살이 흰색이기 때문. CJ 측은 ‘청정해역 알래스카’를 강조했던 기존 광고를 접고 ‘무색소·무첨가’를 강조한 광고로 반격에 나섰다. CJ는 영업 현장에서도 ‘자연산 연어는 익히면 원래 하얗습니다’라는 광고 문구를 앞세워 대대적인 캠페인을 벌이고 나섰다.
CJ 마케팅 담당자는 “어떤 연어든 가공하면 색이 당연히 희게 바뀌는데 동원은 훈제연어 느낌을 위해 인위적으로 색소를 넣었다”며 “소비자의 오해를 부를 수 있는 동원의 ‘붉은 통살 마케팅’에 대응이 불가피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동원 측은 “고급 어종인 코호 연어는 다른 연어와 달리 삶아도 붉은색”이라고 주장했다. 첨가물 논란에 대해선 “가공 시 필요한 주입액(통조림 국물)의 색을 붉게 살리려고 인체에 무해한 파프리카 추출물을 첨가한 것일 뿐”이라며 “사실을 호도하는 정보를 퍼뜨리는 데 대해 적극적 해명하고 대처하겠다”고 반박했다.
○ ‘제2의 카제인나트륨 논쟁?’
첨가물을 둘러싼 신경전은 제품 성분에 특히 민감한 식품업계 특성상 여러 차례 있어 왔다. 2010년 커피믹스 시장의 후발 주자 남양유업이 ‘화학적 합성품인 카제인나트륨 대신 무지방 우유를 사용했다’는 슬로건으로 동서가 장악하고 있던 커피믹스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며 불거진 카제인나트륨 유해성 논쟁이 대표적이다.
연어캔 시장에서 첨가물 마케팅 논쟁이 재현된 건 시장의 성장 잠재력이 그만큼 높기 때문이다. 연어캔 시장은 가공식품 시장의 전반적인 불황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80억 원 규모에서 올해 500억 원대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AC닐슨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국내 연어캔 시장 점유율은 CJ가 59%, 동원이 27%를 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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