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에도 신용카드 3사의 개인정보 유출사고에 따른 소비자 혼란이 계속됐다. KB국민, 롯데, NH농협카드의 영업점과 은행 지점은 이틀째 고객이 몰려 북새통이었고, 홈페이지와 콜센터도 접속이 원활하지 않았다.
이날 오전 8시 50분경 서울 중구 KB국민은행 명동영업부 지점 앞에는 셔터 문이 열리지 않았는데도 고객 20여 명이 줄지어 있었다. 이모 씨(35)는 “정부에서 2차 피해가 없다고 하지만 불안해서 못 살겠다”며 “오래 기다리지 않으려고 문 열기 전에 왔다”고 말했다.
인근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 지하의 롯데카드센터도 마찬가지였다. 오전 10시 반 백화점이 문을 열기도 전에 100명이 넘는 고객이 몰렸다. 센터 직원들은 “11시 이후 번호표를 발급받은 고객은 7시간 이상 걸리니 연락처를 남기면 3일 내 재발급 처리해주겠다”고 적힌 피켓을 들고 안내하기도 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19일부터 이날 오후 6시까지 카드 3사의 재발급 신청 건수는 97만3000건을 넘어섰다. 같은 기간 카드를 해지하거나 카드사 회원에서 탈퇴하는 ‘탈회(脫會)’를 신청한 건수도 77만3000건이나 됐다. 지난해 각종 금융사고에 이어 사상 최악의 개인정보 유출사고가 터지자 분노한 고객들이 이탈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채권 위조, 해외지점 불법 대출 등의 사고를 냈던 국민은행 계열의 KB국민카드에서 35만7000건의 해지, 탈회 요청이 있었다. 농협 전산망 마비 사태가 있었던 NH농협카드도 35만2000건의 해지, 탈회 신청이 들어왔다. 22일 각 회사들이 우편과 e메일을 통해 정보 유출 여부를 알리기 시작하면 재발급, 해지 신청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고객 방문이 폭주하자 NH농협은행은 이날부터 전국 200개 지점을 거점 점포로 정해 오후 9시까지 카드 재발급 신청을 받고 있다. 고객이 몰릴 경우 일부 지점은 밤 12시까지 운영한다. 국민은행도 본점 인력 2600명 중 1000명을 영업점에 투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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