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 경제]대한상의 보도자료 연달아 ‘올 킬’ 배경은…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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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원재·산업부
장원재·산업부
22일 대한상공회의소 홍보실에 작은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기자들에게 이날 발표하겠다고 예고한 자료 2건이 잇따라 연기된 것입니다. 대한상의는 재계를 대표하는 경제단체로 경제 현안을 분석하고 기업들의 의견을 모아 정부 등에 건의하는 역할을 합니다.

원래 이날 대한상의는 ‘기업의 지방 투자 저해 요인과 개선 과제 조사 결과’와 ‘최근 엔저 이후 한일 수출 동향과 대응 과제 보고서’를 발표할 예정이었습니다. 대한상의가 예고했던 자료 발표를 연기한 건 이번 주에만 세 번째입니다. 20일 내려던 ‘대한상의 3대 취업자격증 1년 새 수험생 12% 급증’도 뚜렷한 이유 없이 연기됐습니다. 이번 주 예고한 보도자료 중 간단한 일정 하나를 빼고는 모두 사라지는 일이 발생한 겁니다.

알고 보니 보도자료 발표를 막은 이는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이었습니다. 박 회장은 지난해 8월 취임한 이후 배포 전에 보도자료를 모두 챙겨 본다고 합니다. 직원들은 회장실에 보도자료와 함께 △자료의 근거가 되는 보고서 △자료를 발표해야 하는 이유 등을 함께 제출하고 있습니다.

박 회장은 문제가 된 자료들을 보고 “메시지가 분명하지 않다”, “왜 자료를 내는지 모르겠다”며 반려했다고 합니다. 언론에 나는 게 목적이 아니라, 누구에게 어떤 메시지를 던지는지가 중요한데 그런 고려가 부족하다는 취지였습니다.

자료를 올렸다 회장에게 퇴짜를 맞은 부서들은 혼란에 빠졌습니다. ‘허니문 기간이 끝나고 박 회장의 본격적인 군기 잡기가 시작된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옵니다.

박 회장은 취임 당시부터 대한상의의 조사, 분석, 대안 제시 등의 역량에 아쉬움을 드러냈습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대한상의의 역량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길 기대해 봅니다.

장원재·산업부 peacechaos@donga.com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기업#지방 투자#엔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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