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美 ‘핵우산 전력’에 큰 공포감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월 25일 03시 00분


“韓美 훈련 중단” 잇단 요구 배경

북한이 대남 유화 공세를 펼치며 한미 연합군사연습인 키리졸브(KR)와 독수리연습(FE)의 중단을 거듭 요구하는 배경엔 막강한 미군 참가전력에 대한 두려움이 깔려있다.

매년 2월 말부터 두 달간 실시되는 이 훈련에는 주한미군(2만8500여 명)을 비롯해 주일미군과 괌, 미 본토 등 해외 주둔 미군 1만여 명과 전투기 및 함정 등 대규모 첨단전력이 참가해왔다. 핵추진 항모 강습단과 최신예 전투기 등 미군 참가 전력의 가치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총 30조 원 이상으로 한국의 올해 국방예산(약 35조7000억 원)에 맞먹는다.

일본의 유엔사 후방기지 7곳에 배치된 주일미군 병력과 해·공군 전력은 한반도 유사시 48∼72시간 내 전개돼 한미공동 작전계획(OPLAN 5027)에 따라 대북 응징작전에 돌입한다. 적의 레이더에 포착되지 않는 F-22 스텔스 전투기는 일본 내 기지에서 출격한 지 20분 만에 평양의 주요 표적을 정밀 타격할 수 있다.

북한의 3차 핵실험(2월 12일) 이후 도발 위협이 고조됐던 지난해 KR 때 미국은 F-22를 비롯해 B-2 스텔스 폭격기와 B-52 전략 폭격기 등을 참가시켜 고강도 대북 무력시위를 벌였다. 특히 B-2와 B-52 폭격기는 미국의 대한(對韓) 핵심 안보 공약인 ‘핵우산’ 전력으로 북한 수뇌부엔 공포의 대상이다. 북한이 한국에 핵 공격을 감행할 경우 몇십 배의 핵 보복을 당할 수 있다는 경고를 확인시켜 주기 때문이다.

훈련 내용도 북한엔 경계 대상이다. KR와 매년 8월에 실시되는 을지프리덤가디언(UFG) 등 한미 연합군사연습은 북의 전면남침 시 수도권 북방에서 이를 저지한 뒤 대북 반격작전(북진)에 나서는 시나리오로 진행된다. 북한의 동·서해를 통한 한미 해병대의 대규모 상륙작전이 이뤄지고 한미 연합군이 휴전선을 돌파해 평양을 함락하고 청천강까지 진격한 뒤 북한 안정화 작전을 실시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이 때문에 북한은 한미 연합군사연습 때마다 대규모 군사훈련을 실시하는 ‘맞불작전’을 벌여왔다. 이는 북한 내 유류난과 식량난을 가속화하는 자충수로 작용하는 악순환이 계속돼 왔다는 분석이 많다. 군 관계자는 “북한은 한미 연합군사연습이 지속되는 한 대규모 대남 도발은 물론이고 체제 유지도 힘들다고 보는 것 같다. 그래서 훈련을 무력화하기 위해 대남 유화 공세를 통한 선전전술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정성택 기자
#북한#미국#핵우산 전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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