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자 여러분, 혹시 너무 애쓰며 살고 있진 않으세요? 직장에서 이래저래 치이지 않으려고. 젊은 애들 따라 끙끙대며 탄탄한 복근을 만들려고. 그런데 아세요? 여자들은요. 완벽하게 잘난 남자보다 때로는 좀 풀어진 남자도 좋답니다. 복근이 있어도 좋겠지만 없어도 그만이랍니다.
남자 여러분, 혹시 이런 남자가 멋지다고 생각하나요? 발목이 드러나는 바지에 요란한 양말을 신는 남자. 수십 개 안경테를 번갈아 쓰는 남자.
글쎄요. 남자의 멋이라는 건 그렇게 단순하지 않잖아요? 화려하게 차려입은 남자보다 내 여자를 위해 앞치마를 두른 남자가 더 섹시해 보일 때가 있는 걸요. 남자의 따뜻한 눈빛과 말이 그를 빛나게 하는 걸요.
일본 작가 시오노 나나미가 저서 ‘남자들에게’에서 쓴 말을 전해 드리고 싶네요. ‘매력 있는 남자에게 건배! 매력 있는 남자란 자기 냄새를 피우는 자이다. 스스로 생각하고, 스스로 판단하고 무슨 무슨 주의 주장에 파묻히지 않고 유연한 사람. 그러니 더욱 예리하고 통찰력 있는, 바로 그런 자이다.’
동아일보가 남자의 매력적인 라이프스타일을 위한 새로운 섹션 MAN을 펴냅니다. 이 세상 남자들이 각자의 향기로운 자기 냄새를 피우도록 MAN이 남자들의 친구가 되겠습니다. 반갑습니다. 》 남자들의 슈트가 진화했다. 날씬해진 것이다.
슈트의 이런 새로운 형태를 ‘모던 핏(Modern fit)’이라고 부른다. 1980, 1990년대 남성적 보디라인을 전혀 살려주지 않던 헐렁한 슈트와는 확연히 차별된다. 전통에 기반을 두지만 세련됨을 추구하는 모던 핏은 마른 사람은 건장하게, 뚱뚱한 사람은 날렵하게 보이게 한다.
옷 잘 입는 사람이 호감을 주는 시대, 스마트한 패션이 곧 능력인 시대. 버버리가 남성 독자들에게 모던 핏 슈트를 제안한다.
▼ 편안한 어깨라인+남성적 보디라인… 딱 내 남자의 섹시함 ▼ 남성 모던핏 슈트 이야기
1970년대까지 세계 패션을 이끈 프랑스와 이탈리아 디자이너들은 넉넉하고 흐르는 듯한 실루엣의 슈트를 만들었다. 이에 열광한 미국 월스트리트의 파워 엘리트들은 비즈니스를 위한 옷에도 이런 유행을 반영해 입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1980년대에는 품이 넉넉하고 헐렁한 실루엣의 오버 사이즈 옷을 입는 것이 대세였다.
반면 슈트의 명가 영국에서는 영국적 성향이 강한 모던 핏이 강세였다. 여러 장식을 배제히고 심플한 색상과 절제된 디테일을 가진 신문화로 마니아들의 추앙을 받았다. 슈트가 넉넉하지 않고 몸에 잘 맞으면서도 착용감이 좋다는 것이 영국 복식의 특징이다. 큰 사이즈가 편안함과 그다지 연관이 없음을 신선하게 증명하면서 다시 세계무대로 부상했다.
모던 핏 슈트는 착용자에게 편한 어깨 라인을 주면서도 동시에 남성적 보디라인을 드러내는 섹시함이 매력이었다. 그동안 일자로 재단돼 통이 넓었던 바지들도 아래로 갈수록 조금씩 좁아지는 실루엣으로 수정돼 결과적으로 다리를 길어 보이게 하는 미덕까지 덤으로 갖추게 됐다.
슈트가 재킷과 바지만을 의미하지 않듯이 함께 입는 셔츠와 넥타이에도 변화가 찾아왔다. 몸에 날씬하게 밀착되는 슈트에 어울리도록 셔츠의 깃도 같은 비율로 좁아지고 넥타이의 폭도 좀 더 슬림한 스타일이 나오고 있다.
모던 핏의 브리티시 슈트는 ‘슈트는 슈트로만 입어야 한다’는 전통을 여전히 존중하면서도 이런 공식에서 가끔 벗어나 슈트의 부분들을 각기 다른 옷들과 자연스럽게 섞어보는 실험들도 시도할 수 있게 한다.
예컨대, 슈트의 상의와 다른 바지를 입는다든지, 슈트에 셔츠와 넥타이 대신 니트를 매치해 비즈니스 캐주얼 룩으로 활용하는 등 스타일의 폭을 확장하기도 한다.
결과적으로 영국과 이탈리아는 약간의 시간차를 두고서 세계 남성복에 대단한 영향을 끼친 셈이다. 물론 슈트라는 복장은 서구에서 유래했고 취향의 문제가 강하게 개입돼 선호나 인기는 있을 수 있지만 옳고 그름이라는 판단은 개입하기 어렵다. 다만 슈트라는 중요한 복장에 미치는 당대의 새로운 흐름에 대해서는 조금 마음을 열어볼 필요가 있다. 슈트는 유니폼이 아니라 남자의 품성이기 때문이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