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들 “철새만 봐도 가슴 철렁”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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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리에 들 때는 ‘오늘도 무사했구나’라고 감사하고, 아침에 일어날 때에는 ‘오늘도 무사하게 해 주세요’라고 빌곤 해요.”

충남과 충북 대전 세종 경기에 이동 제한 조치가 내려진 27일, 가금류 농가가 밀집한 충남 천안시 풍세면 용정리에서 산란계 5만 마리를 기르는 신원섭 소망농장 대표는 이렇게 말했다. 이날 오후 3시 소망농장 근처 마을 입구는 적막하기만 했다. 평소 수시로 드나들던 사료 차량이나 달걀·육계 출하 차량은 전혀 볼 수 없었다. 1개에서 4개로 늘어난 마을 입구 초소는 차량 이동을 철저히 제한하고 있었다.

27일에도 AI는 계속 확산되는 모양새를 보였다. 충북 진천군의 한 오리농장은 충북지역 최초로 AI 의심 신고를 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7일 진천군 이월면의 새끼 오리 사육 농가에서 오리 10여 마리가 폐사하고 산란율이 급감했다는 신고를 접수했다고 밝혔다. 방역 당국은 고병원성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정밀 검사에 들어갔다. 진천의 AI 의심 신고는 AI가 내륙으로 확산될 우려가 있다는 것을 뜻한다.

농가와 방역 당국은 초비상 상태다. 충남 홍성군 은하면 장척리에 사는 김모 씨(62)는 “하늘에서 철새 수백 마리가 떼를 지어 날아다니는 모습을 보면 가슴이 철렁한다”고 말했다.

천안=지명훈 mhjee@donga.com / 최고야 기자
#철새#항공 방역#AI#시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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