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청원 “대권 나올 사람, 당권도전 안돼”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월 28일 03시 00분


[불붙은 지방선거]
김무성-김문수 겨냥 돌직구 경고
당권경쟁 파열음… 두 金 노코멘트

새누리당 서청원 의원이 27일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대권에 나올 사람은 당권에 도전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서 의원은 “(특정인을 염두에 둔) 그런 것은 아니다”고 했지만 당내에선 대선후보군인 김무성 의원과 김문수 경기도지사를 정조준했다는 얘기가 파다했다.

새누리당의 대표를 뽑는 전당대회는 6·4 지방선거 이후 8월경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김 의원은 사실상 전대 출마를 선언했고 김 지사의 출마 가능성도 흘러나온다. 결국 서 의원의 발언은 친박 원로로서 김 의원과 김 지사에 대해 공개 경고장을 보낸 것이다. 당권 경쟁을 놓고 여권 중진들의 파열음이 불거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서 의원은 이날 간담회에서 “당을 위해 온전히 희생하고 정부를 뒷받침할 수 있는 사람이 당권을 맡아야 한다”고 말했다. 평소 강조해온 ‘관리형 대표’론을 피력한 셈이다.

한 측근은 “대권 주자가 당권을 쥐게 되면 청와대와 각을 세우게 되고 당내 의원들도 대표에게 줄을 설 수밖에 없어 정부 운영에 큰 부담을 갖게 된다는 의미로 한 말”이라고 설명했다. 서 의원 스스로 당 대표가 돼야 한다는 뜻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또 서 의원은 ‘설 명절 이후 당권 도전 여부를 밝힐 것’이라는 측근들의 말과 관련해 “지방선거를 앞둔 현 시점에서 당권을 거론하면 당이 분열될 수밖에 없다”며 “당권 도전 문제는 지방선거 승리 이후에 할 이야기”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여권 내부에선 서 의원이 당권 도전에 나설 결심을 굳히고 여권 내부의 정지 작업에 들어갔다는 관측이 무성하다.

서 의원은 또 최근 김 지사가 25일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겨냥해 “경제민주화 이름하에 임기 1년을 허송세월했다”고 발언한 것을 두고 “당에 자해행위를 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아무리 정치적 방향이 다르다고 해도 (당의 공천을 받아) 3선 의원을 지내고 도지사까지 하는 분이 당에 상처를 주는 말을 해서는 안 된다”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당사자들은 불쾌해하면서도 공식 반응은 자제했다.

김 의원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그 문제에 대해서는 ‘노코멘트’ 하겠다”고 말했다. 김 지사 측도 어떠한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박정훈 기자 sunshade@donga.com
#서청원#새누리당#통일마케팅#당권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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