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은 지방선거]여야 의원들이 전한 설 민심 들어보니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2월 3일 03시 00분


눈길… ‘안철수 신당’ 놓고 기대半 우려半
눈총… 개인정보 유출 정부 대응에 분통

“바닥 민심은 경제, 그리고 민생이더라.”

설 연휴 기간 지역구를 다녀온 여야 의원들이 접한 민심은 4개월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가 아니었다. 여야 없이 정작 경기 침체, 신용카드 개인정보 유출사태,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 문제 등 민생 현안에 집중됐다. 그러면서 “정치권이 지방선거나 정쟁 등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혹독한 질타를 들었다고 털어놨다.

새누리당 김성태 의원(서울 강서을)은 2일 “정치가 국민이 먹고사는 문제를 우선으로 하지 않고 오히려 국민을 팔면서 민생을 소홀히 하고 있다는 쓴소리를 듣고 왔다”고 소개했다. 같은 당 홍문표 의원(충남 홍성-예산)은 “많은 지역주민을 만났는데 지방선거에는 별 관심들이 없었다”며 “기초선거 정당공천제 폐지 문제만 하더라도 ‘내일 모레가 선거인데 아직도 결정 못했느냐’란 비판과 함께 ‘지금 와서 뭘 고치겠다고 호들갑이냐’는 반응도 있더라”고 전했다. 유기준 의원(부산 서) 역시 “카드 대란에 대처하는 정부의 대응이 늦었다는 비판이 많았다”며 “피해를 본 사람들에 대한 보상이 철저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주문도 뒤따랐다”고 말했다.

민주당 이춘석 의원(전북 익산갑)은 “주민들에게 ‘정치인들이 월급 받고 하는 게 뭐 있느냐. 싸움만 하고 있다’는 따가운 질책을 많이 받았다. 혼났다”고 했다. 김성주 의원(전주 덕진)도 “정치 이야기보다는 ‘제발 경제를 살려 먹고살 수 있게 해 달라’는 주문이 많았다”고 전했다.

그러나 정치권은 6·4지방선거를 의식한 듯 안철수 신당 등에 대한 ‘제 논에 물 대기’ 식 민심 해석을 빠뜨리지 않았다.

새누리당은 “연휴 기간 ‘안철수’라는 얘기는 아예 듣지 못했다”고 평가절하했다. 성완종 의원(충남 서산-태안)은 “신당론은 옛날부터 반복돼온 것인데, 신당만으로는 새 정치가 뭔지 모르겠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세배 투어 마무리 설 연휴를 포함해 닷새 동안 ‘세배 투어’를 한 민주당 김한길 대표(왼쪽)와 부인 최명길 씨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 도착해 버스 앞에서 취재진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세배 투어 마무리 설 연휴를 포함해 닷새 동안 ‘세배 투어’를 한 민주당 김한길 대표(왼쪽)와 부인 최명길 씨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 도착해 버스 앞에서 취재진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연휴 동안 4박 5일간 ‘세배 투어’를 한 민주당 김한길 대표는 기자간담회를 열어 “정치 혁신을 두고 (안철수) 신당과 경쟁하는 것은 좋지만 그 경쟁이 구태정치의 전형인 새누리당을 도와주는 것이어서는 안 된다고 많이들 말씀하더라”고 강조했다. 반면 안철수 의원 측 새정치추진위원회 윤여준 의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새 정치가 민심”이라며 창당 작업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윤 의장은 이어 “(야권연대는) 자살행위나 마찬가지이나 우리로서도 딜레마”라고 고민을 토로했다.

한편 4일부터 광역시도 단체장과 교육감 선거에 출마할 예비후보자 등록이 시작된다. 여야는 예비후보 등록 시작과 함께 지방선거 체제로 전환한다.

길진균 leon@donga.com·손영일 기자
#지방선거#민심#안철수 신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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