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 자료 남기자” 변호인단 제안에 재판부 이례적 촬영 허용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2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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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미소 띠며 법정에… 구형땐 담담
통진당원-보수단체 법정밖 맞불집회

이석기 의원 등 피고인 7명을 태운 호송차량은 오전 8시 40분경 수원지법에 도착했다. 형사110호 법정에 들어선 이 의원은 피고인석에 앉으며 엷은 미소를 띠기도 했다. 검은색 양복에 넥타이를 매지 않은 노타이 차림이었다. 피고인들은 3시간 동안 이어진 검찰 최종 의견 진술과 구형 내용을 담담한 표정으로 들었다. 법정에는 최태원 수원지검 공안부장 등 수사팀 검사 9명과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와 김칠준 변호사 등 17명이 마주 앉았다. 재판부는 ‘사건이 갖는 역사적 의미를 자료로 남겨둘 필요가 있다’는 변호인단의 제안을 받아들여 이례적으로 5분 동안 취재진에 법정 내부 촬영을 허용했고, 이를 통해 이 의원의 법정 모습이 처음으로 일반에 공개됐다.

수원지법 앞에선 통진당원 300여 명과 고엽제전우회 등 보수단체 회원 400여 명이 ‘맞불 집회’를 열었다. 보수단체 회원들은 “정당의 탈을 쓰고 남한 체제를 전복시키려는 세력들”이라며 목소리를 높였고, 통진당 당원들은 “검찰의 정치 구형은 치욕의 역사로 기록될 것”이라고 외쳤다.

공판은 지난해 11월 12일 시작된 이후 매주 월 화 목 금요일에 걸쳐 석 달 남짓 마라톤 레이스를 펼치듯 45차에 걸쳐 진행됐다. 심지어 지난해 12월 24일 크리스마스이브에도 공판은 쉼 없이 열렸다. 증거능력이 있는지로 논란을 빚었던 72시간 분량의 녹취록은 50시간 분량이 증거로 채택됐다. 1월 7일 32차 공판부터 같은 달 17일 38차 공판까지는 녹취록 29개와 녹음파일 32개에 대한 증거조사가 진행됐다. 이때 녹음파일을 하루 평균 7시간씩 법정에서 직접 틀었다.

지난달 17일에는 국제앰네스티의 로젠 라이프 동아시아지역 국장이 통역과 함께 방청하는 등 국제적인 관심도 받았다.

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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