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간소음 규제에… 로열층 된 1층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2월 5일 03시 00분


“우리아이 맘껏 뛰놀 수 있게” 아파트 전세-분양시장서 인기

직장인 박모 씨(39·서울 성동구 행당동)는 얼마 전부터 이사 갈 전셋집을 알아보느라 바쁘다. 아파트 ‘로열층’에 살고 있는 박 씨 부부는 옮길 집의 1순위 조건으로 채광도 전망도 아닌 ‘1층’을 꼽고 있다.

여섯 살, 세 살 남매를 둔 부부는 층간소음 문제로 아래층 노부부와 1년 반 동안 갈등을 빚어 왔다. 그러다 보니 최근 층간소음에 따른 배상기준이 강화됐다는 소식에 마음이 급해졌다. 박 씨는 “새 기준 때문에 아래층에서 더 시비를 걸까 봐 걱정”이라고 털어놓았다.

환경부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가 3일부터 층간소음에 따른 배상액을 현행보다 30% 인상하는 등 층간소음 기준이 강화됨에 따라 아파트 1층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어린 자녀를 둔 30, 40대 부모들이 발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사철을 앞두고 1층을 선점하기 위해서다. 1층으로 이사를 하기로 결심한 주부 김모 씨(37·서울 송파구 잠실동)는 “중개업소 몇 곳에 물어보니 최근 1층 시세가 로열층 수준으로 오른 곳도 많아 놀랐다”고 말했다.

통상 아파트 1층은 다른 층에 비해 매매가와 전세금이 평균 10%가량 저렴하다. 그러나 층간소음 분쟁이 잦아지고 고령화 시대의 노인층 수요까지 맞물리면서 인기가 눈에 띄게 높아지고 있다.

서울 마포구 아현동에서 ‘아현래미안푸르지오’를 분양하는 분양대행사 엠비앤홀딩스의 이은 본부장은 “전체 계약자의 15%가 1층 입주를 우선순위로 두고 상담을 벌였다”고 말했다.

김현진 기자 bright@donga.com   

이원진 인턴기자 연세대 응용통계학과 4학년
#층간소음 규제#로열층#아파트 1층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