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논객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5일 전날 통합진보당 김재연 의원이 '좌경맹동주의(左傾盲動主義)'란 단어를 "누구나 쓸 수 있는 말"이라고 해 논란이 된 것에 대해 "조갑제 같은 극우파들도 멀쩡히 사용하는 용어"라고 지적했다.
진 교수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좌경맹동주의의 유래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좌경맹동주의'에 대한 비판은 레닌이 '공산주의와 좌익소아병'에서 처음 제기한 이후, 독일에선 스파르타쿠스 봉기를 비판하는 맥락에서, 중국에서는 마오의 농민중심의 대중노선이 수립되던 시기에 각각 제기되었다"며 "용어는 북한산이 아니라 중국산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핵심은 조갑제 같은 극우파들도 멀쩡히 사용하는 용어를 그저 북한 사전에 나온다는 이유만으로 종북 판별의 근거로 사용해도 좋으냐 하는 것"이라며 "그건 광기다. 공안검사들이 취조실에서나 쓸 법한 어법이 버젓이 공중파를 탔다는 것. 그게 문제"라고 주장했다.
진 교수는 전날에도 "'좌경맹동주의' 운운하며 신동호랑 김재연이랑 설전을 벌였다는데… 해프닝"이라며 "'좌경맹동주의', '좌익주의주의', '좌익소아병' 등등은 그냥 맑스(마르크스)주의 정치학에서 흔히 사용하는 개념이다. 이런 걸 북한산이라 시비 거는 것 자체가 정신병"이라고 일갈했다.
그는 또 조갑제 씨가 작년 9월 26일 '종북척결 2차 성남시민대회'에서 "이석기 사건이 일어났을 때 통진당이 '우리는 이석기와 관계없다, 우리는 저런 좌경맹동주의자를 거부한다'고 했다면 살아남았을 것이다"고 말한 것을 인용한 뒤 "아뇨. 북한용어 쓴다고 신동호한테 빨갱이로 몰렸겠죠. 아무튼 좌경맹동주의라 했으니 조갑제도 종북"이라고 비꼬았다.
진 교수는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이 4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좌경(모험)맹동주의는 우리말 사전에는 없는 북한어였다"고 지적하자 "김진태 의원님, 조갑제 씨와 자유주의진보연합이라는 데서 북한말인 '좌경맹동주의'라는 말을 사용하네요. 우리 헌법이 보호할 가치가 없는 자들이겠죠?"라고 반박했다.
또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이 "진중권도 노화현상이 오나 봐요. 과거 읽었던 책 기억이 잘 안나고 헷갈리겠죠. '좌경맹동주의', '좌익주의주의', '좌익소아병' 등등은 그냥 맑스(마르크스)주의 정치학에서 흔히 사용하는 개념이라네요. 좌익소아병은 흔히 사용하는 개념이지만 좌경맹동주의라는 막스(마르크스)주의에서 나오는 말은 아니죠. 좌익모험주의라는 말을 쓰죠. 맹동주의는 김일성주의에서는 나오는 말이에요. 그래서 주사파들이 쓰는 말이고요. 기억이 헷갈릴 때쯤 자꾸 끼어들기 하면 사람만 추해지죠"라고 비판하자 즉각 반박했다.
진 교수는 "하태경 의원님, PD(민중민주파)야 책이라도 읽었지 주사파는 책도 안 읽었잖아요. 머리에 든 게 없을 텐데, 너무 무리하시는 듯"이라며 "그건 그렇고 조갑제 씨는 왜 북한말을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걸까요"라고 반문했다.
한편 김재연 의원은 내란음모 혐의로 징역 20년을 구형받은 자당 이석기 의원이 법정에서 '좌경맹동주의'란 단어를 쓴 것과 관련해 4일 MBC 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과 전화 인터뷰에서 진행자가 "이 의원이 사용한 '좌경맹동주의'는 북한어로 알고 있다"고 하자 "누구나 쓸 수 있는 말"이라고 답해 논란을 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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