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칼텍스 1차피해, 주민이 2차” 黨政협의서 실언… 與서도 질타
잦은 구설 “인기 덕분” 황당 해명
이쯤 되면 실언(失言)만으로도 ‘삼진 아웃’이다. 1일부터 5일까지 닷새 동안 윤진숙 해양수산부 장관이 벌인 ‘실언 릴레이’는 상식 수준에서 납득하기 어렵다.
5일 전남 여수시 기름 유출 사고 대책 협의를 위해 열린 당정협의에서 윤 장관에 대한 새누리당 의원들의 질타가 터져 나왔다.
“가장 피해를 본 어종이 무엇인지 알고 있는가.”(새누리당 경대수 의원)
“…….”(윤 장관)
“장관이 피해 내용조차 파악하지 못했는가.”(경 의원)
윤 장관은 답변 중간에 웃음을 보이기도 했다. 경 의원은 “웃지 말라”며 호통을 쳤다.
의원들의 추궁이 이어지자 윤 장관은 겸연쩍다는 듯한 표정에 연방 피식피식 ‘헛웃음’을 웃었다. 기가 막힌 의원들은 “장관이 남의 이야기하듯 웃음이 나오느냐”(새누리당 이현재 의원)고 따져 물었다. 또 윤 장관은 사고 원인에 대한 질문이 계속되자 “아니, 파악을 해야 말씀을 드리죠”라며 웃음을 보이기도 했다.
민주당 김진욱 부대변인은 “아무 때고 히죽히죽 웃어 대는 사람이 사태 수습을 책임질 장관이라면 국민적 공분은 더욱 커질 것”이라며 즉각 경질을 촉구했다.
대규모 원유 유출 사고의 주무 부처 장관이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의 발언이 이어졌다. 윤 장관은 이번 사고의 피해자에 대해 “(정유사인) GS칼텍스가 1차 피해자고, 주민이 2차 피해자”라는 말도 했다. GS칼텍스는 사고 40분 후에야 16만4100L에 이르는 유출량을 800L로 신고해 늑장 축소 대응 여부를 조사받고 있는 상황이다. 복구 현장에서 구슬땀을 흘리는 피해 주민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는 말이다.
이에 앞서 윤 장관은 1일 여수 사고 현장을 방문했을 때는 현장 주민들 앞에서 손으로 코를 막은 채 “피해가 크지 않다고 보고받아 심각하지 않은 줄 알았다”고 말했다. 윤 장관의 현장 방문 사진이 인터넷에 올라와 논란이 불거지자 윤 장관은 2일 대변인실을 통해 “독감에 걸렸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윤 장관은 해명이 아니라 현장 주민들의 마음을 아프게 한 데 대해 머리를 조아리고 사과를 먼저 했어야 했다.
3일에는 한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본인의 언행이 자주 기사화되는 이유를 묻자 “윤진숙이라는 이름이 뜨면 (기사를) 보는 사람이 많다. 인기 덕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인터넷에는 어안이 벙벙해진 누리꾼들의 비난이 봇물 터지듯 했다. 물론 반쯤 농담으로 한 얘기였겠지만 피해 주민들에게 상처를 입힌 점을 생각한다면 주무 장관이 해서는 안 되는 말이었다.
박근혜 대통령은 최근 “공직자가 적절하지 못한 발언을 해 국민 마음에 상처를 주는 일이 재발하면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윤 장관의 책임을 물을 것인지 국민이 지켜보고 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