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오른 지방선거] 김황식은 친박 믿고, 정몽준은 여론 믿고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2월 6일 03시 00분


與 서울시장 후보, 김황식-정몽준 경선 빅매치 윤곽

김황식 전 국무총리와 7선(選)의 정몽준 의원이 새누리당 서울시장 경선에 참여할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아직 출마 의사를 밝히진 않았지만 출마 선언은 시간문제라는 관측이 힘을 얻어 가고 있다.

김 전 총리는 최근 친박(친박근혜) 핵심인 최경환 원내대표를 만나 출마 선언 시기와 경선 방식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6일 오전에는 황우여 대표와도 만나 출마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김 전 총리는 이번 주말이나 다음 주초에 출마 선언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정 의원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늦지 않게 결심하겠다. 결심하면 서울을 어떻게 발전시킬 것인지 구상을 가다듬겠다"고 말했다. 5일 오전 황 대표가 정 의원을 만난 것을 놓고 당 관계자들은 "출마를 요청하는 자리가 아니다"라고 말하고 있다.

두 사람이 출마를 공식화하면 11일 출마 선언을 하는 이혜훈 최고위원을 포함해 3인의 '빅 매치 경선'이 성사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경우 최대 관전 포인트는 청와대를 포함한 여권 핵심부의 마음이 어느 쪽으로 기우느냐다.

현재는 친박 핵심 세력이 김 전 총리를, 비주류 일부가 정 의원을 지원하고 있는 형국이다. 정치 경험이 없는 김 전 총리가 "출마한다면 경선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밝힌 것은 여권 핵심부로부터 '모종의 사인'을 받았다는 관측을 낳는다. 여권 핵심부에서는 '정 의원 출마로 김 전 총리 중심의 경선 구도가 헝클어질 수 있다'는 우려까지 제기될 정도다.

정 의원은 당내 최다선에 높은 인지도, 국제적 감각 등이 강점이다. 당내에선 친박보다는 비주류를 중심으로 지지세를 넓혀 가고 있다. 친이(친이명박)계 좌장이던 이재오 의원은 정 의원과 돈독한 사이다. 당권 도전 의지를 갖고 있는 김무성 의원도 정 의원의 본선 경쟁력을 높이 산다.

김 전 총리는 행정 경륜과 함께 호남 출신(전남 장성)이라는 점이 표(票)의 확장성을 기대할 수 있는 강점이다. 김 전 총리가 경선 캠프를 구성하면 이명박 정부 시절 호흡을 맞췄던 인사들이 합류할 가능성도 높다. 이 때문에 정 의원과 김 전 총리의 지지 세력 일부가 겹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정 의원이 불리한 세 대결 구도에서도 출마를 적극 검토하는 건 경선 방식이 자신에게 불리하지 않다고 보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새누리당 광역단체장 후보 경선은 대선 후보 경선과 같은 '2(대의원) 대 3(책임당원) 대 3(일반 국민 투표인단) 대 2(일반 국민 여론조사)' 방식으로 치러진다. 당 밖 여론이 결과의 50%를 좌우하기 때문에 대선주자로서 높은 인지도를 쌓아 온 정 의원이 해볼 만하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대선 당시 서울 조직을 이끌었던 이 최고위원은 '원조 친박'이다. 이 최고위원이 여전히 서울시당에 영향력을 갖고 있다는 점도 변수가 될 수 있다. 이 최고위원이 4월로 예상되는 경선 때까지 얼마나 본선 경쟁력을 키울 수 있을지가 조직표 흡수 여부를 가름할 것으로 보인다. 황 대표는 6일 이 최고위원을 별도로 만나 '경선에서 열심히 뛰어 달라'는 메시지를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정훈 기자 sunshade@donga.com
#친박#서울시장#김황식#정몽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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