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당뇨병’이라고도 부르는 1형 당뇨는 췌장에서 인슐린이 분비되지 않아 혈당이 조절되지 않는 선천성 질환이다.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 10만 명당 1.1명이 이 병을 앓고 있다. 문제는 근본적인 치료법이 없어 평생 인슐린 주사를 맞아야 한다는 것. 이 같은 상황에서 줄기세포를 이용해 1형 당뇨를 완치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받고 있다.
미국 글래드스턴연구소 성 딩 박사팀은 최신 줄기세포 기술로 피부세포를 인슐린을 만드는 췌장 β세포로 바꾸는 데 성공했으며 실제로 실험용 쥐에 이식한 결과 정상적으로 인슐린을 만드는 것을 확인했다고 ‘셀 스템 셀’ 6일자 온라인판에 발표했다.
그동안 췌장 β세포를 이식해 1형 당뇨를 치료하려는 시도는 있었지만 β세포를 다량으로 얻기가 어려웠고, 이식을 하더라도 면역거부 반응으로 파괴돼 효용이 낮았다. 하지만 이번 기술은 환자 본인의 피부세포로 만든 β세포를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1형 당뇨의 근본적 치료가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연구팀은 먼저 실험용 쥐로부터 피부세포(섬유아세포)를 분리한 뒤 줄기세포 단계를 거치지 않고 다른 종류의 세포로 곧장 분화시키는 ‘직접교차분화’ 기술을 이용해 내배엽세포로 만들었다. 연구팀은 이렇게 만든 내배엽세포를 ‘리프로그래밍’해 췌장 β세포로 성공적으로 분화시키고 인슐린을 정상적으로 분비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렇게 만든 초기 상태의 β세포를 유전자 조작으로 고혈당을 앓는 실험용 쥐에게 이식한 결과 이식 후 1주일 만에 쥐의 혈당 수치가 정상에 가깝게 떨어졌다. 연구진은 이식한 지 8주가 지난 후에도 정상적으로 활동하며 인슐린을 분비하는 것도 확인했다.
지난해까지 딩 박사와 연구를 진행한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줄기세포연구센터 김장환 박사는 “이번 연구는 배아줄기세포나 유도만능줄기세포(iPS)로도 얻기 어려웠던 췌장 β세포를 최신 기술인 직접교차분화를 이용해 쉽게 만들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며 “이 기술을 1형 당뇨 치료제를 만드는 데 적용하기 위해서는 실험동물이 아닌 인체에 적용하는 것이 핵심 과제”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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