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형빈 TKO승 반갑지만…임수정 복수전 맞나?

사진=동아닷컴 방지영 기자 dorur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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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맨 윤형빈(34)이 일본의 타카야 츠쿠다(23)와의 종합격투기 데뷔전을 화끈한 TKO승으로 마무리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상대가 일본인이라는 이유로 '임수정 사건'까지 거론하며 지나치게 선정적인 홍보로 경기의 의미가 퇴색했다는 지적도 일었다.

윤형빈은 9일 서울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종합격투기대회 '로드FC 14' 라이트급(70kg급)에 출전해 일본의 다카야 쓰쿠다(23)를 맞아 승리했다.

이에 일부 매체는 "윤형빈이 임수정의 복수를 통쾌하게 했다"고 보도했다. 경기 전 윤형빈이 "종합격투기 선수에 대한 꿈을 구체적으로 실행하게 된 계기가 예전 일본 예능인들의 올바르지 못한 태도에 대한 분개한 마음 때문"이라며 과거 '임수정 사건'을 언급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성 종합격투기 선수 임수정(29)은 2012년 1월 복귀전에서 일본의 미쿠 하야시 선수를 꺾고 스스로 명예를 회복했다. 윤형빈이 굳이 일본 선수를 상대로 설욕하겠다고 나설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현재 격투기가 아닌 다른 일을 하고 있는 임수정 선수는 또다시 자신의 이름이 다시 거론되고 상처가 들쑤셔지는 데 대해 불쾌한 심정을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게다가 타카야 츠쿠다는 임수정과는 아무런 상관없는 아마추어 선수다. 임수정은 타카야 츠쿠다가 아닌 일본 남성 개그맨들에게 무차별 폭행을 당했다.임수정은 2011년 7월 일본 지상파 민영방송 TBS의 예능 프로그램 '불꽃체육회'에서 격투기 경력 3~8년의 일본 남성 개그맨 3명과 돌아가며 격투 대결을 벌이다 전치 8주의 부상을 입었다.

다만, 타카야 츠쿠다는 경기 전 트위터에 "상대가 연예인이라는데 종합격투기를 우습게 보는 것은 아닌가"라며 윤형빈을 도발했다.

이에 대해 그는 지난 6일 로드FC에 "많은 한국 팬분들이 SNS를 통해 내가 한국을 비하했다는 항의성 메시지를 보내왔는데 나는 딱히 한국을 싫어하거나 비하할 마음으로 이야기를 한 것은 아니다. 만약 윤형빈이 미국 개그맨이었다면 나는 미국 개그맨 따위에게 질수 없다고 말했을 것이다"라고 사과의 뜻을 밝혔다.

윤형빈과 경기를 치른 후 타카야는 한국말로 "한국인들 사랑해요. 감사합니다. 배고파요"라면서 웃음을 보였다.

이에 타카야 츠쿠다에게 잘못 씌워진 '임수정 폭행 가해자' 내지, '극우 일본 선수'라는 포장은 걷어내야 한다는 주장이 인터넷과 SNS를 중심으로 퍼지고 있다.

인터넷과 SNS에는 "타카야가 불쌍하다. 타카야는 임수정사건과 전혀 관련 없는 선수인데 사람들이 타카야를 임수정 사건이랑 엮어서 욕을 한다"(cup**), "이건 아니지 임수정 본인도 자기 언급되는 걸 싫어하는데, 복수하려면 (일본 개그맨) 3명을 데려다가 하라. 무조건 일본인이라 싫어한다면 우리가 일본 극우랑 다를 바가 뭐냐"(sorh***), "윤형빈을 독립투사처럼 칭송하는 걸 보면 한심하다"(쥬*), "임수정사건과 아무 상관도 없는 아마추어 선수를 데려다가 국뽕('국가'와 '히로뽕'의 합성어)과 한일감정을 교묘하게 이용한 쇼를 벌였다"(ech****) 등의 반응이 올라왔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