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후 11시 20분경 부산 광안대교에서 교통사고 때문에 수신호를 하던 운전자를 치어 사망케 한 차량 운전자가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으로 올림픽 중계방송을 보다 한눈을 판 것으로 알려지면서 ‘운전 중 DMB 시청’의 위험성이 다시 한 번 부각되고 있다.
앞서 2012년 5월 경북 의성에서는 25t 트럭 운전자가 DMB를 시청하다 여자 사이클 선수단을 덮쳐 3명이 숨지고 3명이 크게 다치는 사고가 일어났다. 이 사고를 계기로 정부는 도로교통법을 개정했다. 시행령에 따라 14일부터는 원칙적으로 운전 중 DMB를 시청하거나 기기를 조작하면 범칙금 6만 원과 면허 벌점 15점이 부과된다. 다만 계도기간이 필요한 점을 감안해 경찰은 4월 말까지 단속과 홍보·계도를 병행할 예정이며 5월 1일부터는 집중 단속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차량 안에 매립돼 있는 DMB, 휴대용 DMB, 스마트폰, PMP, 태블릿PC 등 영상물을 수신하거나 재생하는 모든 장치는 단속 대상이다. 기본적으로 운전 중 운전자가 볼 수 있는 위치에 영상이 표시되거나 운전자가 기기를 조작할 때 단속이 된다. 조수석에 있는 사람이 DMB를 시청한다고 하더라도 운전자의 시야에 영상이 들어오면 위반에 해당한다. 뒷자석과 같이 운전자의 시야에 들어오지 않는 곳에서 뒤에 앉은 사람들은 DMB 시청이 가능하다. 기기의 전원을 켜고 끄는 것을 포함해 장치를 조작하는 것도 단속 대상이 된다. 단, 신호대기 중이나 주차 상태일 때는 단속 대상에서 제외된다.
모든 영상이 단속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 영상 중 목적지를 알려주는 ‘지리안내 영상(내비게이션)’이나 ‘교통정보안내 영상’, ‘재난상황 등 긴급한 상황을 안내하는 영상’은 단속에서 제외된다. 자동차의 좌우·전후방을 보여주는 영상 역시 제외된다. 그러나 운전 중 내비게이션을 조작하는 행위는 금지된다. 즉, 운전 중 장치를 만지는 것은 모두 단속의 대상이 되는 것이다. 초행길이라 길을 잘못 들어섰을 때에도 반드시 주차 상태에서 기기를 조작해야 한다.
운전 중 DMB를 시청할 때의 전방주시율은 58.1%로 정상 주행(78.1%) 할 때보다 훨씬 낮다. 심지어 음주운전(혈중 알코올 농도 0.1%일 때) 시의 전방주시율(71.1%)보다 낮다. 장애물을 인지하고 회피하는 데 걸리는 시간(1.12초)도 음주운전 시(1.40초)와 비슷해 사고 위험성이 높다.
경찰은 운전자가 DMB를 시청하는 것을 목격했을 경우 바로 단속할 수 있다. 운전자가 재빠르게 DMB 전원을 끈다고 해도 단속이 가능하다. 운전자는 이에 대해 이의 신청을 할 수 있으나 법원은 대부분 운전자의 이의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겨울올림픽 기간 중 경기를 보고자 한다면 차량을 안전한 곳에 주차한 뒤 DMB를 시청하거나 일찍 귀가해 편안한 마음으로 관전하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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